난감해진 김 과장은 우선 PC 앞으로 달려가 문제의 부분을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고쳐 담았다. 남은 시간은 20분. 수정한 내용을 프리젠테이션 자료에 첨부한 김 과장은 이 자료를 디지털복합기로 전송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상황은 종료된 것과 다름 없었다. 인원수에 맞게 문서를 프린트해 자동분류를 거쳐 스테이플링까지 모든 일을 디지털복합기가 척척 해결해주기 때문. 과거 같으면 두세 사람이 달라붙어도 될까말까한 일을 한 대의 기계로 간단히 해결한 것이다.
디지털복합기가 ‘생산성 향상의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복합기는 복사기 프린터 팩시밀리 스캐너를 한 대의 기계로 융합한 사무용기기. 디지털이기 때문에 PC와 네트워킹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기능도 기존 아날로그 복사기보다 다양해졌다.
김 과장의 예처럼 여러 사람이 해야할 잡무를 간단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주기 때문에 최근에는 1000만원을 웃도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구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디지털복합기가 국내 복사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년 전까지만해도 3%를 밑도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99년을 기점으로 디지털복합기는 연 200%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작년에는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디지털복합기를 찾는 고객층도 외국계 기업에서 국내 기업, 관공서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도리코의 디지털사업부 김영목 과장은 “올해는 전체 복사기 시장에서 디지털복합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15%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국내 회사들도 디지털복합기의 생산성에 서서히 눈을 떠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디지털복합기가 각광을 받는 것은 높은 업무 생산성 외에도 좁은 사무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 4가지 사무기기가 각각 차지하던 공간을 복사기 한 대로 묶었기 때문에 기존에 차지하던 공간의 4분의 1이면 충분하다.
디지털복합기는 반사거울을 이용해 화상을 복사하는 아날로그 방식과 달리 디지털 신호처리를 하기 때문에 잔 고장이 적고 관리, 보수가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프린터와 팩시밀리를 각각 사용할 때보다 소모품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지비용을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디지털복합기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가격이 비싸다는 점. 4개의 기기를 별도로 구입하면 700∼800만원이면 충분하지만 디지털복합기는 1000만원대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자금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디지털복합기의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비싼 가격 때문에 구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 하지만 최근 디지털복합기 제조업체들이 500만원대의 보급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이 문제도 차츰 해결될 전망이다.
한국후지제록스의 윤도영 실장은 “디지털복합기는 필요한 기능을 따로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에 4가지 기능을 모두 갖춘 디지털복합기를 구입하는 게 무리라면 우선 필요한 기기부터 장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주요 업체별 제품 소개 | |||
제조사 | 모델 | 가격(원) | 특징 |
롯데캐논 | IR2000P(보급형) | 308만 | 복사기+프린터(추가확장 불가) |
GP405 | 1738만 | 풀옵션, 분당 40장 출력 및 복사 | |
신도리코 | Aficio 1018(보급형) | 530만 | 풀옵션, 분당 18장 출력 및 복사 |
Aficio 1045 | 1690만 | 풀옵션, 분당 45장 출력 및 복사 | |
한국후지제록스 | Work Centre Pro320(보급형) | 345만 | 복사기+프린터(추가확장 불가) |
Document Centre285CFP | 910만 | 풀옵션, 분당 28장 출력 및 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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