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칩은 손톱 크기의 고형체 위에 수백∼수만개의 유전자를 빽빽하게 배열, 수많은 유전정보를 탐색할 수 있는 칩이다. 질병진단, 의약품 실험, 친자확인 등 법의학적 진단, 동식물 검역, 환경오염 모니터링 등에 널리 쓰일 수 있는 기술 분야다.
삼성은 DNA칩과 바이오인포메틱스를 주력 업종으로 할 ‘삼성바이오¤’를 올해 안에 출범시킨다는 계획 아래 설립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DNA칩을 만드는 공정이 반도체와 비슷하므로 반도체 제조에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삼성은 2∼3년 내에 세계시장에 내놓을 DNA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정밀화학 등 5개 계열사가 10%씩 지분을 갖고 출범할 삼성바이오¤는 DNA칩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한 뒤 이를 이용한 의약 개발 등 바이오산업 전반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산업 벤처기업 마크로젠(대표 서정선)도 9월말 미국의 DNA칩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사에 60만 달러를 신주 인수 형태로 투자했다.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사는 칩 위에서 극소량의 샘플을 정밀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으로 ‘랩온어칩(Lab on a Chip)’에 필수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마크로젠은 6월에도 2.4Kb칩 상용화에 성공, 개당 150만원에 연구실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랩온어칩이란 지금의 DNA칩과 달리 별도의 기기 없이도 DNA를 분리하고 검증하는 과정 일체를 2×2㎝의 칩 안에서 할 수 있는 차세대 DNA칩. 선진국에서도 개발단계에 있는 칩이다.
정부는 랩온어칩을 ‘차세대 생물산업 핵심기술개발’ 과제로 정해 2007년까지 연세대 삼성종합기술원 LG화학 바이오니아 등 10여개 민간 기업 및 단체에 자금 지원을 하기로 했다. 우선 2002년까지 193억원을 투자해 1단계 개발을 완료할 방침.
마크로젠의 서정선 대표(서울대 의대 교수)는 “일반인도 자신의 피 한방울로 수만가지 질병을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랩온어칩이 상용화되면 DNA칩 시장 규모는 현재의 반도체 시장을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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