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벤처들이 게놈프로젝트와 직접적으로 연관있는 유전자염기서열을 연구하는 회사보다는 이를 응용한 DNA칩, 단백질체학(Proteomics), 제약 등 이번 프로젝트의 혜택을 볼 수없는 업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2일 국내 바이오벤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바이오업체들은 이번 ‘인간게놈프로젝트’의 발표가 바이오산업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 1호인 ‘바이오니아’는 현재 합성DNA인 ‘올리고머’ 생산을 주 사업방향으로 잡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대전 신탄진에 300억원을 들여 ‘올리고머’ 생산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올리고머’를 이용해 DNA칩 제작은 물론 생물정보학 등의 분야에서도 사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번 인간게놈프로젝트의 공개가 진행중인 사업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 대표는 “이번 발표가 직접적으로 바이오산업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중요한 것은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RNA’의 짝이 되는 염기서열인 ‘cDNA’의 전체 염기 서열인 ‘전장cDNA’ 및 기능을 알아내는 것인데 이 작업을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생물정보학을 비즈니스 모델로 해 ‘KTB네트워크’에서 지난해 15억원 투자유치를 한 ‘IDR 코리아(사장 한철규)’는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어찌보면 ‘닭 쫓는 개 지붕 쳐다 보는 격’이 될지 모른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국내 생명공학 회사들이 의뢰하는 염기서열 대부분이 인간게놈지도에 이미 들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또 선진국이 이미 분석해 놓은 염기서열이면 국내 업체가 알아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회사 연구소장인 김승목 박사는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밝힌 유전자 가운데 이미 인간게놈지도에 들어 있는 것이 많다”며 “정작 돈이 되는 것은 이를 이용한 단백질 기능 분석, 생물정보학 등이므로 이런 부분에 기업들이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전체학을 바탕으로 생명공학 제품이 쏟아지려면 단백질의 기능을 연구하는 단백질체학이나 생물정보학(Bioinfomatics)이 발전해야 하며 앞으로 20~30년은 지나야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완성이 회사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사례도 드물게 있다.
마크로젠(대표 서정선)은 ‘한국인게놈프로젝트’의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돼 이번 인간게놈프로젝트 발표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 회사는 현재 3만5000개 정도로 예상되는 한국인 특이 유전자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있다.현재 이 프로젝트는 50% 정도 진척됐고 6월 말에는 완성될 예정이다.
서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의 유전자중 확실한 것이 2만6000개 가량 되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 가운데 1~1.5% 정도가 한국인 특이 유전자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전자지도가 확실히 밝혀짐에 따라 시간과 돈이 절약되는 것은 물론 필요 없는 작업을 가려가며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희웅<동아닷컴 기자>heewoo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