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생명공학업계,관련학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소 바이오업체나 연구실은 물론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업체들은 엄청난 연구비,낮은 연구단계 등으로 인간게놈프로젝트의 결과를 이용한 준비가 거의 돼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게놈프로젝트 자체가 선진국 위주로 이루어져 앞으로 국내 생명공학 산업이 소외될 가능성이 크고 생명공학제품 생산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유전자, 단백질의 기능이 인간게놈지도에는 없기 때문이다.
인간게놈지도를 이용한 산업인 제약, 진단 등에 관련된 기업들도 몇몇 세계적인 제약회사와 대기업 위주여서 영세한 국내 관련기업들은 인간게놈프로젝트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한국생물산업협회 관계자는 “과학자들이 이번 성과에 대해서 장밋빛 미래만 제시하는 것 같다”며 “산업적으로 보면 판단은 아직 유보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생명공학 업체 가운데 인간게놈지도를 이용해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몇 군데 뿐이다”며 “자금이 많이 드는 게놈관련 사업에 국내 기업이 뛰어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바이오업체 가운데 하나로 지난 99년 항암제 ‘제넥솔’을 개발한 삼양제넥스도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인간게놈프로젝트와는 별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DDS(약품배달시스템) 관련 기술과 항암제를 비롯한 제약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며 “현재 생물세포배양에 대해서 연구할 뿐 인간게놈에 대해서는 진행되는 연구도 없고 덕 볼 것도 없다”고 말했다.
단백질구조를 밝혀 약품선도물질을 알아내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이정규 이사는 진단, 제약관련 기업이 많을 경우 국내 생물산업에 파장이 있겠지만 현실은 그 반대라고 말한다.
그는 “선진국이 해놓은 것을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곳이 없다”며 “진단, 제약과 같은 분야에 기업이 많이 생기지 않는 한 국내 생명공학은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허청 이성우 유전공학과장은 “지난해 국내 유전자관련 특허는 631건이고 이 가운데 248건만이 국내에서 출원됐다”며 “유전자 관련 기업이 적어 인간게놈프로젝트 발표가 국내 유전공학 산업을 부흥시키는 역할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희웅<동아닷컴 기자>heewo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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