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휴대전화는 '만능폰'?

  • 입력 2001년 3월 19일 08시 05분


‘창조적’ 혹은 ‘엽기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가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알람 시계 전화번호부 문자메시지 계산기 등 휴대전화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기능을 뛰어넘는 ‘이용법’이다.

지난 학기 한 대학의 기말고사. 몇몇 학생들이 시험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는 듯이 휴대전화를 수시로 들여다봤다.

실상은 미리 자신의 휴대전화에 보내놓은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커닝’을 하고 있었던 것. 대학생 K군은 “서술형 문제는 몇 개의 핵심어만 떠오르면 답을 적을 수 있으므로 이런 신종커닝 방법이 가끔씩 이용된다”고 말했다.

이를 알고 있는 교수들은 시험 시작 전 휴대전화 배터리를 아예 뽑아 놓도록 하고 시계 본다는 핑계를 대지 못하도록 10분간격으로 시간을 알려주기도 했다고….

술자리가 많은 대학의 신학기. 모두 휴대전화를 열어 상에 올려 놓는다. 머리로 휴대전화의 키를 ‘꾸욱’ 눌러 가장 작은 숫자가 찍힌 사람은 술잔을 비워야 한다. *, #, 또는 두 자리 이상의 수가 찍히면 무조건 술을 마셔야 한다. 이 역시 신종 술마시기 게임. 대학생 L군은 “플립형은 7, 8, 9가 나오기 어려워 폴더형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장소가 지하여서 수신이 잘 안되는 경우 수신가능정도를 표시하는 ‘막대기’가 가장 적은 사람이 그날 술값을 낸다.

휴대전화 번호로 심리테스트를 하거나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더한 숫자와 애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더한 숫자를 이용해 궁합을 보기도 한다. 휴대전화 번호를 일정한 규칙에 따라 더해서 ‘고유수’를 구한 후 표에서 고유수의 의미를 보는 것. 이름의 획수나 생년월일 등으로 보던 것의 새 버전인 셈이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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