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휴대전화 전자파 어린이에 더 해로워"

  • 입력 2001년 7월 11일 18시 33분


휴대폰 전자파가 어린이들에게 더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이애경 연구원은 최근 열린 ‘제5회 전자파 생체영향에 관한 워크숍’에서 “머리가 작을수록 뇌가 휴대폰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더 많이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국인의 평균 머리 모델을 만들어 크기를 변화시킨 뒤 휴대폰을 사용할 때 머리가 흡수하는 전자파의 양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보통 성인 어른보다 머리 크기가 10% 정도 작을 경우 뇌의 같은 부분이 흡수하는 전자파는 12% 이상 증가했다.

이애경 연구원은 “어른에 비해 머리가 작은 어린이들에게 휴대폰이 더 해로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는 전자파가 뇌종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뺨이나 귀 등 머리의 특정 부분이 흡수하는 전자파는 셀룰러폰(011, 017)의 경우 머리가 커질수록 더 늘어났지만, PCS폰(016, 018, 019)은 머리 크기에 따라 차이가 없었다.

또 서울의대 서정선 교수팀은 이번 워크숍에서 “휴대폰 전자파를 오래 받은 사람과 쥐의 세포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보이는 반응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함께 연구를 한 서울의대 박웅양 교수는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면 세포의 모양을 유지하는 뼈대 단백질인 액틴이 정상보다 더 엉키는 현상을 보였다”며 “이같은 현상은 늙은 세포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세포에서 많이 나타나며 성장하는 세포에서는 잘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창 자라는 어린이들이 휴대폰 때문에 정상적인 성장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박 교수는 “실험에 사용한 휴대폰 전자파의 세기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보다 100배 이상 높아 이 실험만으로는 휴대폰이 해롭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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