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칼럼]주종철의 XML이야기(1)

  • 입력 2001년 3월 20일 10시 37분


레스터 서로우는 저서 [Building Wealth(국내에서는 “지식의 지배”로 출간)]에서 "최근 인류는 역사상 유례없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경험하고 있고 과거 어느 때 보다도 기술적 기회가 경제적 부를 창출할 기회를 부여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e-비즈니스 전략을 살펴 보면 ‘정보기술(IT)’이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으며, 어떤 기술을 채택하느냐가 곧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및 전략과 직결됨을 알 수 있다.

가트너 그룹은 작년에 향후 10년간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칠 10대 기술을 선정했는데, 그 중 제일 먼저 꼽은 기술이 바로 오늘의 주제인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이다. 그런 연유인지 정보 기술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XML에 관해 한두 마디씩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XML이라는 기술적 기회는 과연 경제적 부를 창출할 기회를 부여해 줄 수 있을까?

XML이 인구에 많이 회자되고 있기는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XML이 무슨 기술인지, 무슨 장점을 줄 수 있는 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인 듯 하다.

여기서 기술이 경제적 부를 창출한다는 서로우 교수의 말을 다시 상기해 보자. 필자는 이 말을 기술을 기술 자체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술이 등장하게 된 배경 및 사상, 그리고 기술과 사회경제적 변화의 맞물림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기술을 바라보고 활용할 때 경제적 부를 창출할 수 있다라는 말로 해석하고 있다.

XML을 XML 기술 자체로만 이해할라치면 어려운 기술일 수도 있겠지만 XML이란 기술이 등장하게 된 기술적, 사회경제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XML이 어떤 기술인지, 어떤 경제적 부를 창출할 수 있을지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XML을 ‘모든 사람들을 정보의 수혜자, 정보의 공여자로 만들고, 비즈니스 수행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줌으로써, 무한경쟁 시대 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되고 발전중인 기술로 정의하고 이해할 것을 권하고 싶다.

"Now, the Web is Everything !"

보다 나은 생산성을 위해 기존 생산관계의 틀을 바꾸려는 투쟁은 역사 속에서 인간이 구조적으로 지속해온 노력이다.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환경에서도 이러한 법칙을 적용해 볼 수 있는데 XML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기존 메인프레임,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의 정보기술 시대는 비교적 소수의 정보 처리 전문가가 연결되던 시대였고, 또 그것은 당시로서는 나름대로 효율성을 담보해 주는 정보기술 환경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N:N으로 연결되는 개방형 기술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고, 대표적으로 인터넷은 거의 공짜에 가까운 비용으로 세계 도처의 시스템을 연결하고 있다. 이는 지금 시대가, 그리고 앞으로 올 시대에는 개방형 기술이 보다 나은 생산성 향상을 약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XML 기술은 웹 브라우저 라고 하는 단일한 인터페이스로 서로 다른 시스템 환경, 서로 다른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사용하고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연결해 줄 수 있는 기술이다. XML 기술이 주목 받은 것은 적은 비용으로 비즈니스에 관련된 업무를 쉽게 웹(Web)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이상적 개념으로부터 출발 했기 때문이다.

이는 메인프레임이나 C/S 환경 등에서 기득권을 쌓아온 대형 벤더의 입장에서는 위협적인 것일 수도 있다. 사실 기득권적으로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Microsoft, IBM 등은 내심 인터넷과 XML 기술의 등장을 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큰 흐름으로 봐서 대형 벤더들도 XML을 받아 들이지 않을 수 없는 시대로 접어 들고 있고 또 실제로도 그렇다. XML로 대변되는 시대의 흐름을 수용하지 않고서는 기업에 더 이상 경제적 부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고, 언제까지 현재의 기득권을 누리게 될 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 벤더들은 XML 지원을 서둘러 표방하고 있지만 이는 기존 시장을 방어하면서 새로운 흐름에서도 여전히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새로운 흐름을 전면적으로 수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수용 속도의 문제를 내부적으로 안게 된다. 여기에 신생 벤처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XML로 대표되는 개방형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경제적 부를 창출할 수 있음을 실증한다면, 벤처기업도 얼마든 새로운 시대의 빅맨으로 등장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패러다임이 전이하고 있는 바로 지금의 시기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XML 등 개방형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대형 벤더들의 입지를 위협하는 벤처 소프트웨어 벤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업에게, 그리고 솔루션 벤더들에게 던지는 XML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주종철 약력>

한양대 전기공학과, 석사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시스템공학 박사과정 수료

시스템공학연구소(SERI) 정보검색 연구실 실장

ETRI 컴퓨터,소프트웨어 연구소 문서정보연구팀 팀장

현 ㈜K4M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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