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있다]"한통을 잠자는 공룡에서 뛰는 공룡으로"
이상철 한국통신 신임사장

  • 입력 2001년 1월 10일 19시 05분


국내 최대 통신회사인 한국통신의 신임 이상철(李相哲)사장. 지난해 말 한통이 공개 모집한 7대 사장에 선임된 그는 올해를 한통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는 해로 삼는다는 각오다. 그동안 ‘잠자는 공룡’ 신세였던 한통을 ‘뛰는 공룡’으로 변신시키겠다는 것.

이사장은 영국 BT나 일본 NTT 등 한통에 비해 몇 배나 큰 통신사업자들과 싸워 이기려면 몸집을 줄이기보다 여러 사업부문을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유 무선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위성방송 등 통신서비스 전반에 걸쳐있는 사업부문을 별도 회사로 분리하는 민영화 방안에는 반대하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몸집이 크다고 2, 3개 회사로 만들기보다는 여러 사업부문을 보유한 통신그룹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해 왔다.

공학박사 출신의 정보통신 전문가인 이사장은 한통의 구조조정과 민영화, 그리고 IMT―2000과 디지털위성방송 등 새롭게 뛰어든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무거운 임무를 안고 있다.

인력조정은 가장 큰 고민거리. 한통은 지난해 말 이 문제가 발단이 돼 노조파업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사장은 회사의 발전 방향을 직원들에게 먼저 제시한 뒤 수치에 연연하지 않는 합리적인 선에서 인력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사원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회사는 성공할 수 없다는 지론 아래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하직원 3명 사랑하기’운동을 펼칠 것을 구상 중이다.

취약분야인 해외사업을 강화해 3년 안에 매출의 10%를 이 부문에서 달성한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활발한 해외사업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기업이 되겠다는 포부. 국내외 중소 벤처기업들에 네트워크 비즈니스 도구(솔루션)를 공급하는 전자장터(B2B포털)를 구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사결정 구조도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신속하게 바꾼다는 복안. 먼저 보고, 먼저 결정하고, 먼저 행동하는 스피드 경영을 하는 기업만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신념에서이다. 전 직원이 사장에게 E메일을 통해 아이디어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핫라인도 이미 열었다.

그는 “30조원의 자산과 5만명의 직원을 보유, 연간 1조원의 순익을 내는 회사치고는 한통의 주가가 지나치게 낮은 상태”라며 “투명한 경영으로 한통을 국내 최고기업으로 만들어 주가도 지금의 2, 3배 수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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