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다]배칠수의 음악텐트…인터넷 방송스타 배칠수씨

  • 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44분


밤늦은 시간, SBS 라디오를 틀면 귀에 익은 DJ 배철수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타깃층이 ‘올드팬’이 아닌 10대인 것. 흘러나오는 노래와 게스트들도 10대 일색이다.

‘배철수씨가 이제 방향을 바꿨나?’

하지만 이것은 착각. 방송의 주인공은 배철수씨와 목소리가 꼭 닮은 인터넷 방송 스타 ‘배칠수’씨다.

‘배칠수의 음악텐트’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패러디한, 인터넷방송 렛츠캐스트(www.letscast.com)의 간판 프로그램.

목소리만 들으면 진짜 배철수씨가 진행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오죽 닮았으면 ‘배철수씨가 생활이 어려워 인터넷 방송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목소리는 비슷하나 외모는 천양지차. 이형민(31)이 본명인 그는 콧수염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키 184㎝에 몸무게 82㎏의 거구다. 학창시절 ‘미스터 인천 대회’에 매년 참가할 만큼 보디빌딩을 한 탓이다.

방송과 인연을 맺은 것은 99년 모 방송국이 주최한 ‘보이스 탤런트(성우)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부터다. 연예인 성대모사가 특기인 그는 여기저기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그러나 렛츠캐스트에서 처음 맡은 ‘무림뉴스’에서 우연히 시도한 배철수씨 성대모사가 히트를 쳤고 내친 김에 ‘배칠수의 음악텐트’를 시작했다.

음악텐트의 특징은 거침없는 언변과 양념처럼 들어가는 욕설. 철없는 사연을 올렸다가는 배칠수씨의 육두문자 세례를 각오해야 한다. “악의없는 ‘귀여운 욕’만 골라합니다. 욕을 먹은 사람에겐 꼭 음악CD를 선물로 주고요.”

음악캠프의 원조 배철수씨와는 가끔 오프라인에서 만난다. 처음엔 황당해하던 배철수씨가 요즘엔 음악캠프 10주년 기념무대에 그를 게스트로 세우기도 했다. “ 배철수씨가 진행하는 방송에 출연해 청취자를 깜박 속 인 적도 있다”는 게 배칠수씨의 자랑이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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