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李相哲·사진) 한국통신사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유선통신 시장의 미래가 무선 분야 이상으로 밝다는 주장을 편다. 지난달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차 유럽과 미국 등에서 가진 기업설명회에서도 해외투자자들에게 이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통신시장의 중심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바뀌고는 있지만 유선사업자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다.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 서비스의 90%는 유선상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각 가정의 가입자에 이르는 ‘마지막 1마일’ 유선망을 한국통신의 최대 자산으로 꼽는다.
이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휴대전화 때문에 공중전화 사용량이 줄어 걱정”이라고 말한 간부를 질책했다. 공중전화 1통화를 할 때마다 한국통신에 돌아오는 수입은 20원 정도. 하지만 휴대전화 1통화로는 접속료로 30원을 받으므로 휴대전화 급증으로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것. 1월 취임 이후 매주 토요일 오후면 4시간 이상의 임원전략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잠자고 있던 공룡이 당장 날 수는 없겠지만 뛸 수 있게끔 해야할 것 아닙니까.”
조만간 지분 15%를 해외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전략적 제휴가 마무리되면 한국통신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전망. 이 사장은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내년 6월로 예정된 민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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