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천당(天堂)’이라는 이름으로 대만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는 반년만에 일본의 ‘스톤에이지’와 미국의 ‘울티마 온라인’을 제치고 가장 인기있는 게임으로 떠올랐다. 현재 ‘리니지’의 동시 접속자수는 국내의 절반 정도 수준인 최고 5만5000명(평균 4만명). 대만에서 인기있다는 다른 온라인 게임들이 보통 1만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공이다.
‘리니지’는 최근 대만 국가 산하단체인 ‘타이페이 컴퓨터 공회’가 선정하는 ‘제5회 게임스타 선발’에서 최우수 온라인 게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받은 셈이다.
‘리니지’의 인기는 대만 게임업체 감마니아가 온라인, 패키지 게임을 통틀어 벌인 인기 투표 결과 패키지 게임인 ‘신의천도룡기’ ‘신절대쌍교2’ 등에 이어 4위(온라인으로선 1위)를 기록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리니지’ 제작사인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대만 제휴업체에서 받은 로열티가 11억원에 이른다”며 “올해는 50억원 이상의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년’을 비롯해 ‘판타지 포유’(대만 서비스명은 영웅·英雄) ‘레드문’(홍월·紅月)도 1만명 가까운 동시 접속자수를 기록하는 등 국산 게임이 대만 온라인 시장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국내 게임업체의 대만 진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드래곤 라자’(용족·龍族)는 한달간의 베타서비스를 마치고 10일부터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태울의 ‘신영웅문’은 대만 게임 회사로부터 선금 70만 달러를 받고 매출액의 30%를 로열티로 지급받는 좋은 조건으로 3월 중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과 한국의 문화적 환경이 비슷해 여러 명이 전략적 전투를 벌이는 형식의 국산 게임이 대만 사람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며 “울티마 온라인이나 스톤에이지와 달리 난이도가 높지 않은 점도 성공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