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보기술(IT)업계의 화두인 ‘유료화’. 수익성의 한계에 다다른 벤처업체들에 유료화는 최후의 보루다. 그렇지만 막상 돈을 내야 할 네티즌들은 완강한 저항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인터넷은 공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게임업체들은 ‘정공법’ 대신 ‘우회전략’을 써서 쏠쏠히 재미를 보고 있다. 전면 유료화 대신 기존 서비스에 ‘+α’를 붙이거나 네티즌이 아닌 PC방에 요금을 부과해 네티즌과의 전면전을 피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게임서비스 한게임(www.hangame.net)은 5일부터 각종 부가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기존의 무료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한 채 부가서비스에서만 돈을 받는 것. 한게임의 송재화 팀장은 “기존 회원을 그대로 끌고 가야 광고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프리미엄 서비스는 △비어있는 방 바로 찾아주기 △게임에 이긴 후 효과음으로 상대방 약올리기 △별도 서버로 안정된 환경의 게임방 제공 등 기존 서비스의 ‘불편함’을 해소시켜 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용료는 아이템당 100∼600원 정도다(24시간 기준).
유료화 이후에도 회원 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에서 유료화는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자평. 한게임은 유료서비스를 통해 매달 3억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트리스2’를 서비스하는 CCR는 개인사용자가 아닌 PC방들에 이용료를 받는 방식으로 유료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CCR는 1월초 유료화를 전면 실시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당하는 등 PC방 단체들의 저항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네티즌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비교적 협상이 쉬웠다는 후문. 양측은 지난달 초 합의에 도달해 ‘포트리스2’의 유료화는 불과 한달만에 본궤도에 올랐다. CCR는 예약가입을 받은 지난해 12월 중순에서 올해 2월 말까지 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료화 이전엔 한달 매출이 1억원 미만에 불과했다.
CCR의 장혜경 대리는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한 결과 ‘개인들에는 무료로, 업체에는 유료로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며 “안정된 수익을 기반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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