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일본 게임 제작사 캡콤이 자사의 공포게임 ‘바이오해저드(Biohazard)’의 스크린샷과 주연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용 ‘대박 게임’은 스퀘어소프트의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에이도스의 ‘툼 레이더(Tomb raider)’ 등과 함게 3개가 됐다.
현재 영화로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는 게임은 파이널 판타지. 올 여름에 미국에서 개봉할 예정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이 작품은 미국 콜럼비아 픽처스가 제작을 맡았다.
영화 전체가 3D 그래픽으로 만들어지며 2064년을 배경으로 문명이 파괴된 지구에서 주인공들을 둘러싼 모험 등이 그려질 예정이다. 공식 사이트(www.finalfantasy.com)에 가면 짧은 동영상과 스크린샷을 볼 수 있다.
‘핵탄두 가슴’으로 유명한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가 주인공인 어드벤처 게임 툼 레이더의 경우 안젤리나 졸리가 주인공인 역을 맡을 예정이다. 올해 안에 개봉을 목표로 만들어지는 이 영화는 미국 파라마운트 픽처스에 의해 제작되며 ‘부기 나이트’, ‘다이 하드’ 등을 제작한 사이먼 웨스트가 감독을 맡았다. 동영상은 공식 홈페이지(www.tombraidermovie.com)를 통해 볼 수 있다.
지난 주 광주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범인인 한 게임 매니아의 사건 동기가 된 게임인 ‘바이오해저드’는 다른 영화보다 크랭크인이 약간 늦었다. ‘제5원소’, ‘잔다르크’ 등에서 주연을 한 밀라 요요비치가 주인공을 맡았고 콘스탄틴 픽처스 등이 제작비를 대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이 게임의 영문 명인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라는 이름으로 제작에 들어간 이 영화는 ‘레드 퀸’이라는 슈퍼컴퓨터의 오작동으로 과학자들이 좀비로 변한 아비규환의 도시를 주인공들이 구하는 내용이다. 동영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처럼 게임이 영화화 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게임시나리오가 영화로 바뀌기에 적절하기 때문. 바이오해저드의 경우 게임 3편 모두 한적한 시골의 라쿤(Raccoon)시에 정체 모를 바이러스가 퍼져 주민들이 좀비로 변한 도시를 배경으로 주인공들인 스타(S.T.A.R.) 대원들이 살아 남는 내용을 주제로 하는 정통 공포 영화의 줄거리를 따른다.
3차원 그래픽과 카메라 각도 등에서 영화적인 연출기법을 쓴 것도 게임이 영화로 만들어지기 쉬운 요인 가운데 하나다. 99년에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8’의 경우 컴퓨터 그래픽 텍스처를 배경으로 해 주인공인 스퀄(Squall)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영화적인 각도로 연출하고 있다. 특히 전투시 소환수를 부르는 장면이나 게임 중간에 나오는 동영상 등은 실사에 가까워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을 할 정도.
이런 이유보다도 영화사들이 이런 대작 게임을 영화로 만드는데 돈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이유는 게임판매량으로 인해 생기는 매니아층이 영화를 볼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파이널 판타지의 경우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출시일 며칠 전부터 게이머 들이 줄을 서고 거리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기다릴 정도. 바이오해저드도 예외는 아니다. 일단 출시되면 200만~300만 장은 거뜬히 팔리고 몇 년이 지나도 게이머들 사이에 고전으로 인정 받아 PC 등으로 전환돼 출시되기도 한다.
양희웅<동아닷컴 기자>heewo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