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가슴 따뜻한' 건전 게임들

  • 입력 2001년 4월 1일 19시 19분


“시도 때도 없이 폭력이 난무하는 잔혹게임은 이제 그만!”

폭력 엽기성 온라인 게임들이 판을 치고 게임을 모방한 살인까지 발생하고 있다. 아이들을 폭력게임으로부터 막으면서 게임을 즐기게하는 법은 없을까. ‘건전게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건전게임은 재미가 있으면서 교육적인 내용들로 구성된 게임. 죽고 죽여야하는 강박관념 없이 스트레스를 풀고 가볍게 게임을 할 수 있는 게 장점. 건전게임은 현실을 코믹하게 묘사하고 있다. 경영 시뮬레이션 등 배울 것도 많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도 많다. 게임 대회에는 가족출전팀이 많이 눈에 띈다.

아담소프트(대표 박종만)의 ‘강진축구’는 건전 온라인 게임의 대표작. 이 게임의 규칙은 매우 간단하고 모든 반칙이 허용된다. 그러나 그 반칙들은 폭력이라기보다는 애교에 가깝다. 방귀를 뀌어 상대방을 방해하고 기절시킨다. 이 게임 캐릭터들도 근육질의 전사가 아니라 명랑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애꾸눈에다 얼굴에 꿰맨 자국이 있는 ‘깡패’의 익살스러운 행동은 긴장보다는 게이머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의 ‘하얀마음 백구’는 한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된 어린이용 만화영화를 소재로 만든 게임. 진돗개가 주인을 찾아 떠나는 내용의 이 애니메이션은 귀여운 캐릭터와 감동적인 내용으로 꾸며져있다. 패키지게임이면서 온라인 대전도 되는 이 게임은 게임대회가 열릴 정도로 어린이와 가족용 게임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상으로 자신의 사업을 운영해보는 ‘경영시뮬레이션’게임은 여학생들에게 특히 인기. 종업원 관리, 인테리어, 가격정책, 고객서비스에 따라 돈을 벌기도 하고 망하기도 해 재미와 경영지식을 함께 얻을 수 있다. 감마니아코리아(대표 조성용)가 내놓은 ‘패스트푸드’는 6만 카피 이상 팔려나가기도 했다.

넥슨(대표 정상원)의 ‘퀴즈퀴즈’는 영화 음악 스포츠 등의 시사상식 문제 등으로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내용. 지난해 11월부터는 ‘도전!수능400’이라는 코너를 통해 수능예상문제를 퀴즈형식으로 내놓기도 했다. 1999년 10월 유료화 이후 두달만에 1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등 유료화에 성공한 게임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 밖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삼성전자의 ‘짱구는 못말려’, EA코리아의 ‘원숭이섬의 비밀’, 카마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컴 온 베이비’ 등도 칼부림이 난무하는 게임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아담소프트의 오정환 강진축구팀 개발실장은 “폭력적인 게임을 하다 보면 현실과 사이버세계를 혼동해 실제상황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않다”며 “실제 사회가 메말라 갈수록 사이버상에서라도 건전게임을 즐기는 게이머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희웅 동아닷컴기자>heewo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