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장 관심을 끌고있는 작품은 위자드소프트의 ‘쥬라기 원시전 2’. 이 게임은 전국 게임소매점과 E마트 등 할인점, 온라인게임쇼핑몰을 대상으로 한 지난주 판매순위 조사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1위를 고수해온 ‘디아블로 2’는 2위로 밀려났으며 ‘스타크래프트’는 6위에 머물렀다. 국산게임이 ‘디아블로 2’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은 처음 있는 일.
‘쥬라기 원시전 2’는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상상의 땅 ‘쥬라기섬’이 배경이다. 공룡족 등 4개 종족이 섬의 패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는 것이 주된 내용. 이 게임은 지난달 24일 시판돼 한달도 안돼 총 5만장이 팔렸다. 5만장 판매는 음반판매로 치면 30만∼40만장에 해당한다. 위자드소프트측은 “29일 시판되는 디아블로 2 확장팩 때문에 순위가 밀릴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계속 접전을 벌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키드앤키드닷컴의 ‘하얀마음 백구’, 삼성전자의 ‘짱구는 못말려 4’, 메가폴리의 ‘쿠키샵’도 판매순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현재 하얀마음 백구는 3위, 쿠키샵은 4위, 짱구는 못말려는 5위에 올라 있다.
‘하얀마음 백구’는 전남 진도에서 대전으로 팔려갔다 돌아온 진돗개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 강아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친근감을 주면서 한국적인 정서도 살렸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올해 초 나온 이 작품은 시장이 좁은 어린이용 게임인데도 5만여장이 팔려나가 업계를 놀라게 했다.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경영시뮬레이션 ‘쿠키샵’과 ‘짱구는 못말려 4’도 깜찍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계속중이다. 이 게임들은 특히 생활과 경제를 소재로 한 ‘비(非)전투적’ 게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게임평론가 김명수씨는 “이런 현상은 게임소비자층이 어린이와 여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쉬운 조작법과 감동을 주는 내용도 꾸준한 인기비결”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게임업계의 ‘대목’인 여름방학을 앞두고 외국게임과의 ‘결전’을 준비중인 국산 대작들도 많다. 제작과정에서부터 화제가 된 ‘열혈강호’, ‘임팩트오브파워’ 등이 여름방학에 맞춰 시판을 준비중이다.
업계에서는 기술수준 향상과 마케팅 강화에 힘입어 국산 게임이 외국산 게임과의 격차를 점점 좁혀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에 호소하는 것으로 내용을 차별화, 게임시장의 ‘틈세’를 파고들 것이란 전망이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