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8주,약복용땐 기형 우려…감기약-연고도 조심

  • 입력 1998년 12월 8일 19시 39분


“혹시 아이에게 무슨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임신을 확인한 여성이라면 무심코 먹은 감기약도, 치과에서 받았던 X―선 촬영도 마음에 걸리기 마련. 전 임신부의 3∼5%가 기형아를 낳는 현실 때문이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선천성 기형의 65∼75%는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으며 이 중 1,2%만이 잘못된 약물사용으로 생긴 것”이라면서도 “절대 임신부가 자가진단해 약을 사거나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일은 없어야한다”고 조언.

특히 약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임신 몇 주에 △어느 정도의 양으로 얼마나 오래 복용했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따라서 약이 주는 혜택과 위험을 잘 비교한 뒤 사용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약의 부작용은 임신주기에 따라 다르다]

수정∼2주에는 부작용으로 태아가 죽기 때문에 기형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3∼8주는 각종 장기(臟器)의 형성기.기형 발생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약도 절제. 9주 이후는 태아 성장기. 성장 지연이나 기능 부전(不全)이 되기 쉽다.

[약물의 선택]

임신하면 △호르몬의 종류별 분비 비율이 바뀌어 소화기능이 떨어지며 △장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생기고 △위와 식도를 연결하는 괄약근이 헐거워져 음식물도 쉽게 역류.또 몸이 쉽게 피곤하고 면역력도 떨어져 감기에 쉽게 걸린다.

▼소화제와 변비약〓소화제로 아진탈 훼스탈 등 효소제제는 안전. 또 속이 더부룩하고 메스꺼울 때는 멕시롱이나 멕소롱이 좋다.변비가 심할 때는 장을 자극하는 제제보다는 대변량을 많게 하는 ‘벌킹’ 제제인 아락실 듀파락 등을 권할 만하다.

속이 쓰릴 때는 미란타나 암포겔 등 ‘현탁액’과 아루사루민도 안전. 그러나 식단을 △섬유질과 탄수화물이 많고 △소량으로 자주 △물기가 적은 음식으로 짜는 것이 중요.

▼감기약〓약으로는 원인 치료가 되지 않으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습기 등으로 목을 습하게 한다. 또 약을 사용할 때는 여러 성분이 든 ‘복합제제’는 피한다.

두통이 심하거나 열이 날 때는 타이레놀이 좋다.임신 말기에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태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콧물이 날 때는 액티피드가 좋다.

▼기타〓바르는 연고제도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 상처가 났을 때는 소독약만으로 치료.

임신한 사실을 모르고 복용한 경구용 피임약은 기형의 발생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안정제 수면제 마약 성분의 약은 절대 피해야 한다.

[또다른 궁금증 2가지]

▼방사선〓방사선의 양이 5천 밀리라디안 미만이면 기형 발생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대부분의 X―선 촬영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X―선 촬영에 따른 방사선의 양은 △치과(0.03∼0.1밀리라디안) △가슴부위 척추(8∼55〃) △위장관(5∼1천2백30〃) △머리 CT촬영(1백 〃이하).

▼알코올과 흡연(니코틴)〓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알코올중독자 자녀의 44%는 80 이하의 지능지수를 가지며 이들의 평균 지능지수는 65.

또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수축돼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분이 잘 공급되지 않는다. 저체중아나 자연 유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도움말〓서울대의대 산부인과 신희철교수 02―760―3199, 순천향대의대 소화기병센터 심찬섭소장 02―709―9210)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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