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 걱정이 돼 잠도 안 오고 밥도 안 먹히는데, 술 마시고 늦게 들어와 잠만 자는 남편이 너무 미워요. 나 혼자 만든 것도 아닌데…. 흑∼흑.”
하나의 생명을 잉태하고 낳는다는 것은 축복받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급격한 환경변화와 육아 스트레스로 출산후 우울증에 시달리는 엄마들이 많다.
한국소비자리서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출산후 60%의 엄마들이 우울증을 체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37%), 아줌마가 되었다는 자괴감 때문에(17%) 등(본보 9월14일자 보도).
▼짜증내면 아이 정서해쳐
육아가 힘들 때 마냥 참고 견디는 것이 미덕은 아니다. 오히려 엄마의 스트레스가 그대로 전달돼 아이의 정서에도 좋지 않다.
박진생신경정신과의원장은 “임신 중 입덧과 마찬가지로 출산 후 우울증도 ‘시간이 보약’”이라면서 “그러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겪는 고통이 참기 어려우면 남편 가족에게 고통을 호소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
이를 위해 일주일에 한번, 반나절쯤은 엄마가 아기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시간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 우선 남편 시어머니 등 ‘육아 해방’을 위한 협조를 구해본다.
여의치않을경우놀이친구(02―3471―1212) 등전문베이비 시터에게 아이를 잠시맡기는것도고려해 볼 만하다.2,3시간에1만∼2만원선.
다음은 아이와 엄마 모두가 행복해지는 육아스트레스 풀기 아이디어. 각자 취향에 따라 선택해보면….
▽추억의 토크쇼〓오랜만에 수첩을 정리하며 전화로 사는 얘기를 하다보면 ‘아!나에게도 이렇게 많은 친구가 있었구나’하는 생각으로 새록새록 위안이 된다. 동네 아줌마와 함께 하는 푸짐한 ‘먹자 파티’도 스트레스 해소엔 그만. 육아 경험이 풍부한 이웃이라면 각종 조언도 얻어 일석이조.
▼가족에 고통 당당히 밝혀
▽랩이 두렵지 않다〓시끌벅적 요란법석을 싫어하는 ‘낭만파’ 엄마는 클래식 카페로,아기 낳기 전 노래방이 안방처럼 편안했던 ‘딴따라’ 엄마라면 최신 댄스 가요 무대로 거실을 꾸미고 볼륨을 높인다. 랩이 나온다고 ‘어버버’할 필요가 없다. 남편 시어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장단에 맞춰 흥얼거리면 그게 진짜 힙합.
▽1만원으로 왕비의 기분을〓장미향 라일락향이 은은한 물 속에 몸을 담그면 육아로 쌓인 피로가 눈 녹듯이 사르르. ‘아로마 목욕’후 올리브 오일을 전신에 바르면 오늘밤 왠지 특별한 일이….
▼주 1회쯤 나만의 시간을
▽두 시간의 마력〓가슴이 짠∼해지는 비디오 영화 한 편으로 거친 일상을 탈출하자. 동시 같은 ‘내 마음의 풍금’으로 미소 한 번 짓고 인생의 아름다움을 깨우쳐주는 이탈리아의 우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눈물 한방울 떨구고 나면 가족의 소중함에 새삼 가슴이 뜨거워질 듯.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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