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가 약해서 다른 여성의 난자를 통해 임신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엄마를 닮은 자녀를 기대할 수 없는 여성이 자신의 유전적 특징을 자녀에게 전할 수 있는 불임시술법이 소개됐다.
마리아산부인과 불임클리닉 임진호 이성구연구팀은 불임여성의 난자 핵은 그대로 두고 다른 사람의 세포질을 넣는 ‘세포질 이식법’으로 37세와 34세 두 여성의 임신에 성공했다고 최근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발표했다.
염색체 덩어리인 난자 핵은 엄마의 유전정보가 든 ‘압축 파일’. 난자 핵이 다르면 엄마의 유전정보를 이어 받을 수 없다. 핵을 둘러싸고 있는 세포질은 수정 전에는 핵에 영양을 공급하고 수정 뒤에는 압축 파일을 푸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세포질만 이식하면 ‘유전자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
대구마리아불임클리닉의 이성구원장은 “난자 핵엔 이상이 없지만 ‘불량세포질’ 때문에 임신할 수 없는 여성에게 이 방법을 썼다”며 아직 성공률이 높지 않아 어느 정도의 세포질을 어떤 방법으로 넣는가에 대해 보완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02―2234―6555, 053―943―6555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서울 영동제일병원
서울 영동제일병원은 ‘과배란(過排卵)유도제’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을 줄이고 100만원 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불임 치료법을 개발했다.
노성일원장은 최근 “체외에서 여러개의 수정란을 만드는 방법으로 21명을 치료한 결과 9명이 임신에 성공, 과배란 유도제를 사용하는 시험관아기 시술법의 임신성공률(약 40%)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과배란 유도제는 ‘필수’로 여겨져 왔다. 임신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난자를 한번에 배출시키도록 불임여성에게 7∼10일간 과배란 유도제를 투여하는 것. 그러나 과배란 유도제를 쓴 여성의 5∼10%는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복수가 차며 △호흡이 곤란한 등의 ‘과배란유도제 증후군’을 겪었다.
이번에 발표된 새 치료법은 난포에서 여러개의 미성숙난자를 체외로 꺼내 배양액에 넣어 키운 뒤 수정란을 만드는 것.
조정현부원장은 “특히 임신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HCG’호르몬을 투여, 수정란 착상이 잘 되도록 자궁내막을 만든 결과 임신성공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02―3467―3700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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