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홍모씨(34)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여름에도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처럼 이불을 덮지 않고는 몸 여기저기가 시려 잠을 이룰 수가 없었고 샤워는 물론 설거지도 더운물로 해야 했다. 그는 올 겨울을 지낼 일이 걱정이다.
이와 같이 여성들 가운데는 손이나 발, 어깨, 허리 등 몸이 시려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손이 차면 정이 많다’는 속설도 있지만 냉증은 반드시 치료해야 할 병이다.
물론 서양의학에는 몸이 차가워지는 냉증이란 질병은 없다. 몸이 차가워지는 것은 스트레스나 외부의 자극을 받아 체온이 상승하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말초혈관이 수축되면서 혈류가 적어져 일어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의학의 냉증은 화병과 더불어 풍토병이라고 할 만큼 한국인에게 흔한 질병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냉증 그 자체보다도 이로 인해 생기는 각종 질환들이다. 그렇다면 냉증이란 무엇일까?
냉증은 허리나 다리, 손 등 몸의 일부분이 차게 느껴지는 증상을 말한다. 전신에 차가움을 느끼는 증상은 추위를 타는 것이지 냉증은 아니다. 예를 들면 손발이 시려 한여름에도 양말을 신어야 한다거나 허리 부위가 시큰시큰하다든가 하는 것이 냉증에 속한다.
몸이 찬 이유는 체온을 유지하는 혈액이 충분하지 않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생기는 것으로, 냉증이 있는 사람들은 체질적으로 소화기능이 나빠 영양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고 혈기가 부족하고 쉽게 피로해지며 특히 생리를 하는 여성은 혈액이 모이는 자궁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