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숙 난소조직 냉동보존후 생쥐이식 성공…車병원팀

  • 입력 2000년 5월 18일 19시 55분


난자가 아직 자라지 않은 난소조직을 냉동 보존했다가 생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의료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에 따라 방사선치료 등으로 생식세포가 파괴되는 여자어린이 암환자도 치료전 난소조직을 난자은행에 보관했다 어른이 됐을 때 임신할 수 있게 됐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차광렬(車光烈)박사팀은 “22주된 태아의 난소조직을 ‘유리화 동결법’으로 한 달 동안 얼렸다가 생쥐의 피하조직에 이식한 결과 87.5%가 생존, 수정될 경우 임신 가능성을 보였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미국에서 29세 여성의 성숙한 난소조직을 냉동 보존한 뒤 다시 환자에게 이식한 적은 있으나 난자가 미성숙한 상태(원시 난포)의 난소조직을 이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박사는 “난소조직을 사람의 몸 밖에서 보존 배양하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어려운 기술”이라며 “이번에 생쥐실험에서 성공했으므로 사람에게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박사팀은 1998년 10월 영하 196도의 초저온에서 난자를 냉동시키는 ‘유리화 동결법’을 개발했고, 지난해 8월 냉동난자 아기를 탄생시켰다. 이번 실험 결과는 19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제2차 환태평양 불임학회에서 발표된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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