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소변을 지리고 소변 볼 때 따끔거려요"
흔히 비뇨기과 하면 남성만의 클리닉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소변에서 피가 나온다.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지린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보변 볼 때 따끔거린다. 옆구리에 방을 데굴데굴 구를 정도의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여성이라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비뇨기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여성 비뇨기에 발생하기 쉬운 질환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비뇨기과 하면 언뜻 ‘성병 혹은 성 기능의 문제를 다루는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남성들만 가는 곳으로, 여성과는 거리가 먼 병원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 비뇨기과는 신장(콩팥), 요관, 방광, 요도 등 소변이 만들어지고 통과하는 요로계 질환, 즉 남녀 모두의 비뇨기계를 다루는 동시에 남성 생식기계의 질병을 다루는 곳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비뇨기계를 좀더 설명해 보자. 비뇨기계는 오줌을 만들어내는 두 개의 신장에서 시작된다. 신장의 크기는 주먹만한데 후(後) 복강 내 앞쪽에 깊숙이 쌍으로 위치한다. 신장에는 모세혈관이 마치 실타래처럼 얽혀 덩어리를 이룬 사구체라는 것이 1백만여개 정도 있는데 혈액 속에서 신체에 불필요한 것을 수분과 함께 분비하여 오줌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오줌은 신장의 중앙부에 있는 신우라는 곳에 잠시 고였다가 요관이라는 가늘고 긴 국수 가닥만한 기관을 통해 방광에 도달하고 여기에서 요의를 느끼게 되면 요도를 통해 오줌이 배출되고 방광은 비어지게 된다. 따라서 여성이라 할지라도 이들 비뇨기 중의 어느 한곳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비뇨기과의 진료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들 비뇨기 질환은 여성에게는 비교적 흔한 것이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이라는 대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해부학적으로 남성과 달리 요도가 짧고 항문과 가까이 위치해 있어 세균의 요도 침입이 보다 용이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작용으로 질, 요도, 방광의 점막이나 근육의 형태 등에 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임신 주수가 진행되어 20주 이상으로 넘어가면 신우나 요관 등의 확장이 일어나게 됩니다. 또 출산을 할 때 태아가 좁은 산도를 빠져 나오며 골반근육에 손상을 가해, 방광 경부와 요도가 아래로 처지게 되어 출산 후에 자궁과 질이 방광과 요도에 근접하며 비뇨기과적 이상을 호소하는 예가 많습니다.”
강남비뇨기과 황근 원장은 “잦은 뒷물이나 대변을 본 후 밑을 닦을 때의 위생관리가 청결하지 못했을 때, 잦은 성생활로 인한 자극에 의해서도 비뇨기 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여성에게 발생하기 쉬운 비뇨기 질환의 예방, 치료법을 알아보자.
◆ 방광염 - 오줌이 자주 마렵고 항상 오줌기가 남아 있다.
▷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20대에서 40대의 가임기 여성에게 특히 잘 나타나며 여성들이 평생에 1회 이상은 경험하게 되는 아주 흔한 질환이다. ‘오줌소태’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요로를 통해 방광에 침입한 세균으로 인해 염증성 반응이 생기면서 발병하게 된다.
오줌을 눌 때 아랫배에 저리는 듯한 통증이 있다. 눌 때나 누고 나서 찌릿찌릿 아프기도 하고 오줌이 자주 마려우며, 배설한 후에도 시원치 않은 느낌이 든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방광염이 아닌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방광염에 걸리면 배뇨를 하지 않더라도 오줌이 차 오면 아랫배가 몹시 부푼 듯한 느낌이 들고 15~30분마다 화장실에 가게 된다. 또 밤중에도 오줌이 마려워 서너 차례 잠을 깨기도 한다.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에 갈 때까지 못 참고 싸 버리는 절박뇨의 경우도 있으며, 소변 끝 무렵 피가 한 방울 정도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오줌에는 방광염으로 생긴 고름이 섞여서 색깔이 뿌옇다. 유리컵에 받아보면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증세가 심할 경우에는 적혈구가 섞여 붉은 탁뇨가 나오기도 한다.
▷ 원인이 무엇일까?
여성들이 특히 잘 걸리는 이유는 신체상의 구조에서 기인한다. 남성의 요도가 15~16cm되는데 반해 여성의 요도는 4~5cm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치게 짧은데다 직선형이며 또 요도 지름이 남성에 비해 2배나 커서 세균이 침투하기 쉽다. 아울러 세균이 많이 모여 있는 질 입구나 항문 바로 옆에 요도구가 있어 균이 요도를 통해 거슬러 올라가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질염이 있는 여성의 경우 한층 더 방광염에 걸리기 쉬워진다.
게다가 여성들이 오줌을 참는 경우가 흔한데 이것은 대단히 나쁜 습관으로 지적된다. 오줌을 오래 참다보면 소변이 체온과 비슷해져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조건이 되고 가득 찬 소변으로 방광이 팽창하면서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순환이 나빠지기도 한다.
요로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대장균이 가장 흔하다. 대장균은 질 속이나 항문에 있을 때는 자체의 정화작용으로 인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요도를 타고 방광에 들어오면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정상인이라 할지라도 요도나 방광에는 약간의 세균이 있다. 그것은 수시로 오줌을 눌 때 방광을 완전히 비우지 못하게 되면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세균이 증식해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신혼의 여성들이 자주 감염을 일으켜 ‘밀월성 방광염’이라 불리는 방광염은 신혼초의 과도한 부부관계로 요도가 자극을 받아 항문 대장균, 질 주위의 균 등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전달되어 생기게 된다. 신혼 초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혹시 성병이 아닌가 하여 배우자를 의심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방광염은 부부생활, 요도자극, 임신 등이 원인이 되어 항문이나 질 주위에 상주하는 세균이 방광에 침습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 진단 및 예방·치료법
방광염은 그 자체로는 치명적이지 않다. 그러나 빈뇨, 잔뇨감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며, 자주 재발해서 괴로움을 안겨준다. 게다가 만성화되면 합병증으로 신우신염을 일으켜 신부전증에 이르기도 한다. 간단한 소변검사로 방광염을 진단할 수 있다. 이때 소변 배양검사를 함께 실시해서 적합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7~10일 정도 항생제 치료를 하면 되는데, 치료가 끝난 후 소변 배양검사를 통해 세균이 완전히 없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오줌을 자주 누고 또 눌 때마다 통증이 따른다고 수분 섭취를 제한하면 증세는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보리차, 숭늉, 국, 주스, 과일 등을 자주 먹어 수분 섭취량을 늘려주어야 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좌욕만으로도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온도가 약 40도 정도 되는 물을 대야에 떠놓고 10분 정도 걸터앉아 있는다. 아침, 저녁으로 하면 효과가 있다. 또 더운 물주머니를 아랫배에 대고 찜질을 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옥수수 수염에 차조기 잎과 줄기, 삼백초, 쑥 등을 넣고 달여 마셔도 효험을 볼 수 있다.
껍질을 깐 호두를 타지 않을 만큼 잘 구워 빻은 다음 아침, 저녁 공복 시에 호두 1숟가락에 소주 반잔을 타서 20여일간 마시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옥수수 수염과 수박씨도 도움이 된다. 옥수수 수염은 방광을 튼튼하게 하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성분이 있는데 옥수수 수염 한줌에 물을 넣고 되게 달인 후 하루 3회 정도 마신다.
배뇨는 자주 하는 습관을 갖고 배뇨 시마다 방광을 다 비우도록 노력하며 절대로 오줌의 양이 방광에 다 찰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야 한다. 배변이나 배뇨 시에 휴지를 사용할 때는 앞에서 뒤로 항문과 장의 세균이 요도로 감염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 요로결석 - 허리와 하복부에 산통(産痛)에 비유할 만큼의 통증이 있다
▷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인체에는 그 대사 과정에서 돌이 생길 수 있는데, 이 돌이 한군데 가만히 있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것이 일정 크기 이상이 되면 굴러다니면서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통증을 일으키고 또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요로 결석은 기원전 4800년경의 기록에도 나타날 정도로 매우 오래되었으며 흔한 질환으로 비뇨기과 입원 환자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요로 결석은 신장에서 방광으로 이르는 신우나 요관 속에 결석이 생긴 것으로, 이것이 꽉 막혀 오줌이 방광 쪽으로 흘러가지 못하게 되면 허리와 하복부에 몹시 아픈 증상이 생긴다. 얼마나 통증이 지독한지 일반 진통제로는 전혀 듣지 않을 만큼 격렬해서 산통(産痛)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면서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응급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구토를 수반하기 때문에 장폐색, 충수염, 담석증 등과 혼동할 때가 있다.
결석은 신장, 방광, 요로 어느 곳에도 생길 수 있으며 신장에 생기면 신장결석, 더 아래로 내려와 방광에 생기면 방광결석, 요로에 생기면 요로결석이 된다. 방광결석의 경우는 오줌을 눈 후에 아플 때가 많고 오줌이 자주 마렵고 오줌을 누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나오지 않게 되어 그치는 수가 있다. 몸을 움직이거나 하면 다시 오줌이 나오게 된다.
▷ 원인이 무엇일까?
한 마디로 그 원인은 칼슘, 수산, 인산, 요산 등의 물질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고형물질화하여 결석이 생긴다. 칼슘은 소장에서 흡수되어 혈액 속으로 유입되고 뼈나 치아 형성 작용을 한다. 흡수와 배설이 불균형을 이루면 인체에 위해를 끼치는 물질 중의 하나가 칼슘으로, 과도하게 축적되면 혈관을 막을 위험이 있으므로 콩팥을 통해 물에 섞여 배출된다. 그런데 만일 칼슘의 체내 축적량이 배출량보다 많으면 고형 물질화하고, 인체에서 생성되는 점액질과 섞여 끈적한 시멘트처럼 된다.
물론 이같은 시멘트처럼 되지 않기 위해 인체는 보호 교질을 생성하지만 요로의 염증이나 폐쇄 등의 불리한 상황이 되면 이 교질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소변이 농축되는 세뇨관에서 침전이 먼저 되어 요석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된다. 결석은 시금치 등에 포함되어 있는 수산, 고기류에 많은 요산에 의해서도 생기는데 생성된 돌멩이는 퍼석퍼석한 것에서부터 아주 단단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특별히 이러한 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해서 반드시 결석이 생기는 것만은 아니다. 왜 생기는지 원인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다. 단, 결석을 유발하는 요인을 유추해 볼 수 있어, 만성질환으로 오래 누워있을 때, 소변을 오래 참아 불필요하게 저류되어 있을 때, 감염이나 신 기능 이상으로 요량 감소가 생기면 결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암의 뼈로의 전이나 골수종 등의 골 질환에서 비롯될 수도 있으며, 원발성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약물에 의한 장애, 남성 호르몬의 과잉이나 스트레스 때문에도 결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노쇠로 활동 량이 줄어도 뼈에서 칼슘이 피 속으로 빠져 나와 소변 중에 칼슘 배설량이 증가해 상대적으로 신 기능이 떨어져 결석이 생길 수도 있다.
▷ 진단 및 예방·치료법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혈뇨가 많이 나오고 통증이 극심할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가 소변검사, 혈액검사, X선 촬영 등의 검사를 해보아야 한다. 결석이 요관 하부에 있고 크기가 4~5.9mm 이하인 경우에는 50-90% 자연배출이 가능해 식이· 약물요법으로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칼슘, 동물성 단백, 수산 등의 제한 식이를 하면서 1일 오줌 량이 3ℓ이상이 되도록 수분을 섭취하며 이온교환수지 등의 약물을 투여한다.
그러나 결석의 크기가 1cm 이상이어서 자연배출 가능성이 희박하고 사이즈가 작더라도 조직에 유착되어 있는 경우에는 요관 내시경 수술이나 체외 충격파 쇄석술 등의 치료로 제거하게 된다. 체외 충격파 쇄석술은 결석 치료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치료법으로 정상 조직에는 손상을 주지 않고 결석 부분만 손상을 주어 결석을 부수어 내는 특수 충격파를 결석에 쏘아 치료를 하게 된다.
결석은 치료보다 예방이 필수적이다.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고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라 하겠다. 운동은 줄넘기나 조깅 등 위, 아래로 뛰어 몸의 진동을 주는 종목이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