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35세의 여성. 그녀는 5분 동안 볼을 붉힌 채 입을 열지 못했다.
이원장은 환자의 ‘은밀한 곳’에 문제가 있음을 즉각적으로 알아챘다.
“의사는 환자를 돕기 위해 있습니다. 거리낌없이 얘기하시죠.”
환자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콧물을 훌쩍이며 얘기했다. 환자는 결혼을 한 달 앞둔 직장인. 상대는 열 살 위인 재력가.
“그 분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그 분은 저의 다소곳한 모습을 좋아해요. 당연히 제가 순결한 것으로 알고 있고요.”
처녀막 재생 시술을 받으러 온 것이었다. 하지만 이 시술은 요즘 병원에서 ‘희귀 시술’에 속한다. 성 개방 풍조와 맞물려 처녀막이 ‘소중한 혼수 품목’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남성의 이중성’을 잘 아는 늦결혼 직장여성이 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이원장은 이날, 늦게 시집가는 여동생 ‘혼수’를 해주듯 정성껏 시술해 그녀를 돌려보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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