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임신 증상과 대처법]입덧 3달이상 지속땐 '속병'

  • 입력 2001년 6월 17일 19시 36분


‘얼마나 기다렸던 임신인가.’

결혼한 지 5년이 넘도록 ‘소식’이 없었다. 남편과 함께 초조한 마음으로 불임치료를 받은 지 6개월째. 최근 임신 사실을 확인한 김모씨(32)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온 집안은 잔치 분위기였다. 김씨는 또 다른 걱정이 앞선다. 임신 이후 닥칠 신체의 다양한 변화들에 대해 딱히 누구에게 물어 볼 사람이 없다. 다른 산모를 진찰하기 바쁜 의사에게 일일이 묻기도 그렇고….더구나 물어 보기 민망한 것들도 있지 않은가.

임신 기간 40주 동안 산모의 몸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이 가운데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냉이 많고 냄새가 난다〓임신 초기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늘면서 자궁에 분비물이 증가하는 것. 그러나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가 나고 가려움증과 함께 분비물의 색깔이 누런색, 푸른색, 갈색일 때는 세균성 또는 곰팡이 균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커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속이 울렁거리고 토한다〓입덧은 임신 4∼5주부터 시작되며 대개 12주부터 잦아든다. 특히 공복일 때 증세가 심해지므로 음식은 소량으로 자주 먹는것이 바람직하다. 기름기 있는 음식은 가급적 피할 것. 커피나 녹차 등 카페인 음료는 피하고 생강차나 꿀차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한 구토로 탈수 증세가 생기면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아도 된다. 16주이후에도 지속되면 소화기 계통의 이상을 체크해 볼 것.

▽얼굴에 기미 또는 검버섯이 생겨요〓임신 중기∼후기에 나타난다. 여성 호르몬이 피부에 존재하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색소 침착을 일으켜 생기는 현상. 배꼽에 선이 나타나고 여드름도 생겼다가 아이를 낳은 뒤 차츰 사라진다. 가급적 직사광선을 피하고 엽산 성분이 많이 포함된 녹황색 채소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배가 튼다〓임신 중기∼후기의 현상이다. 자궁이 과다하게 커지면서 주로 배, 유방, 엉덩이 부위가 튼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고 단백질 및 비타민 C를 잘 섭취할 것. 바르는 오일 등은 아직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임신 후에도 흔적은 남지만 색은 옅어진다.

▽허리가 아프다〓임신 16주가 지나면 자궁이 앞쪽으로 몰리고 이에 따라 허리 근육에 부담이 커지면서 요통이 발생한다. 허리를 지나치게 굽히거나 무거운 짐을 들지 말 것. 복대 등 보조 장치를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항상 허리를 세워 바른 자세를 유지할 것. 잠을 잘때 옆으로 누워 다리 사이에 베개 혹은 쿠션을 끼우면 편안해진다. 심한 통증이 지속되면 정형외과을 찾아간다.

▽변비〓임신 중기∼후기의 현상. 여성 호르몬의 증가로 장운동이 저하되고 커진 자궁이 장을 누르기 때문에 생긴다. 하루 6잔 이상의 물을 마시고 섬유질이 많은 과일쥬스 야채 등을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좋다. 서양자두 쥬스나 마그네슘 밀크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생약제재의 변비 치료제 등은 증세가 심할 경우에 사용하며 설사제나 관장은 조기 진통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삼갈 것.

▽치질〓임신 중기∼후기의 현상. 비대해진 자궁이 혈관을 눌러 발생한다. 매일 한 두차례씩 따뜻한 물로 10분 정도 좌욕한다. 심하게 아플 경우 의사의 처방을 받은 뒤 연고제를 바를 것. 10분 이상 화장실에 앉아 있거나 아랫배에 큰 힘이 들어가면 악화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변을 자주 본다〓임신 초기∼후기에 발생. 자궁이 방광을 눌러서 생기며 임신 중기가 되면 자궁이 위쪽으로 올라가 방광을 덜 누르기 때문에 증상이 완화된다. 소변을 볼 때 가렵거나 아프면 방광염일 가능성이 크므로 진찰을 받을 것. 특히 방광염은 조산의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머리가 아프다〓임신 초기에 흔하다. 특별한 원인을 찾기 힘들 때가 많다. 충분한 휴식과 함께 카페인 음료를 멀리할 것. 찬물에 적신 수건을 이마에 대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장기가 심한 통증이 계속될 때는 편두통일 가능성이 있다. 뇌의 병변 및 임신 고혈압의 유무에 대해 진찰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종좌교수, 강서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오수영과장, 평촌 봄빛산부인과 최석태부원장)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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