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여성들은 월경 전(前) 증세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 대수롭지 않게 여긴 채 그냔 넘어가기 쉽다
그러나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무조건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조언한다.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은 채 장기간 증세를 방치할 경우 우울증과 불안증, 공황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
▽월경 전 증후군〓10대 초반부터 50대까지 매달 반복되는 월경은 여성에게 새 생명의 잉태를 ‘허락’하는 커다란 축복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적지 않다.
주로 월경이 시작되면서 동반되는 생리통과는 달리 ‘월경 전 증후군’(PMS)은 월경 시작 4∼10일 전쯤 나타나 월경이 시작되면 사라지는 것이 특징.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 가임기 여성의 10명 중 9명이 이 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월경 전 증후군의 신체적 증상은 이유없이 배와 머리가 아프고 젖가슴에 통증이 느껴지며 몸이 붓는 것 등이다. 경우에 따라 관절통과 요통, 각종 피부질환이 악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신체적 이상보다는 정신적 고통이 더 큰 편이다. 신경이 예민해지고 불안, 초조, 불면증 등으로 ‘심리적 균형’이 깨지면서 작은 일에도 쉽게 화나 짜증을 낸다.
이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성격적 결함이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월경 전 불쾌 장애〓월경 전 증후군 중 심한 행동 및 정신적 장애로 인해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을 경우 ‘월경 전 불쾌장애’(PMDD)로 분류된다.
대개 월경 전 증후군을 겪는 여성 10명 중 1, 2명이 이 증세로 발전되는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증세가 심한 환자는 절망감과 공포감, 심한 우울 증세, 자살 충동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일부는 월경이 끝난 뒤에도 증세가 사라지지 않는다. 이례적으로 월경 전 스트레스를 못견뎌 백화점 등에서 물건을 훔치는 도벽이 나타나기도 한다.
▽월경 전 증후군의 원인〓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월경 주기를 전후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의 불균형이 뇌를 비롯한 신체 각 부분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에 변화를 일으켜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방 및 치료〓증세가 가벼울 경우 대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우선 정확한 진단을 위해 매일 자신의 증상을 체크해 월경 주기와의 연관성을 파악해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식사와 함께 커피, 홍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와 술을 피하고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음식과 신선한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속보와 조깅, 계단 오르기 등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루 30분 정도 매주 3회 이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세가 심하면 항우울제나 배란 억제제 등을 복용하고 전문가의 상담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월경 전 증후군 증세를 겪는 여성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가족과 동료 등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다.
(도움말〓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산부인과 이만홍교수)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월경전 증후군 자가 진단표
1.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난다.
2. 우울감을 느낀다.
3. 스트레스를 잘 받는다.
4. 평소와 달리 작은 충격에도 크게 놀란다.
5. 전체적으로 몸이 붓는 느낌이 든다.
6. 자주 헛배가 부르고 더부룩한 느낌이 든다.
7. 갑자기 체중이 늘어난다.
8. 아랫배가 묵직하고 아프다.
9. 허리가 아프거나 곳곳의 관절이 뻐근하다.
10. 젓가슴이 커지면서 통증을 느낀다.
*위 항목 중 월경 시작 7~10일 전부터 세가지 이상의 증세가 나타나면 월경 전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