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 365일/베이비 쇼크]<2>임신부 체중 관리

  • 입력 2006년 9월 1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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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진 후 몸무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이 적지 않다. 몸무게가 많이 늘어나도, 적게 늘어나도 ‘나와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닐까’ 하고 고민하게 된다. 예전에는 임신하면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하지만 임신 중 비만은 임신부와 태아에게 여러 가지 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산모 다이어트 열풍까지 불고 있다. 임신 중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가, 살은 어느 정도까지 쪄야 괜찮은 걸까, 산후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임신부들이 자주 던지는 질문에 대해 전문의들에게 들어봤다.》

● 비만도 문제, 지나친 다이어트도 문제

살에 대해 상반된 생각을 가진 두 임신부가 있었다.

A 씨는 자신과 태아의 몫까지 두 명분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 4끼, 그것도 과하게 먹어서 출산이 가까워졌을 즈음에는 임신 전보다 24kg이 불어 74kg이 됐다. 아이가 태어난 지 1년이 다 된 지금도 60kg대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B 씨는 임신 8개월 무렵에도 ‘약간 배 나온 아가씨’처럼 보일 정도로 몸매 관리에 신경을 썼다. 식사를 할 때는 샐러드를 잔뜩 먹은 뒤 빵을 조금 먹어 허기만 채우는 식으로 다이어트에 신경을 쓴 것. 막달에도 6kg만 불어난 그는 아이를 낳은 지 3개월 만에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갔다.

두 사람 중 누가 올바르게 관리한 것일까. 둘 다 잘못됐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키가 162cm인 A 씨는 임신 전 신체질량지수(BMI·Body Mass Index·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지방의 양을 측정하는 비만측정법으로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19.1에 불과한 저체중이었다. 미국 산부인과협회에서는 저체중이었던 여성(BMI 19.8 미만)은 임신 중 살을 12.5∼18kg 찌우는 게 적절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24kg은 이 기준치를 훨씬 넘어섰다.

임신 중 비만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임신부에게 만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임신중독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태아가 커지면 난산의 위험이 높아져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엄마가 임신중독증에 걸리면 태아는 발육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임신성 당뇨에 걸리면 태아는 거대아나 기형아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희의료원 산부인과 정의 교수는 “가족 중 당뇨병이 있거나 임신부가 과다체중이라면 반드시 임신성 당뇨 선별검사를 받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B 씨는 몸매관리 방법이 잘못됐다.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탄수화물 위주로 식사를 하는 대신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골고루 든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기형아 확률을 줄이려면 엽산을 함께 섭취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중신 교수는 “엽산을 먹으면 태아의 신경관 결손을 막을 수 있다”며 “하지만 엽산은 임신 전부터 먹어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키위나 오렌지 주스, 녹황색 채소에 엽산이 많이 들어 있다.

● 정상체중 여성 11∼16kg 찌는 게 적당

일반적으로 임신 전에 체중이 적게 나갔던 여성일수록 상대적으로 체중을 많이 늘리도록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미국 산부인과 학회에 따르면 정상체중(BMI 19.8∼26.0) 여성은 11.5∼16kg, 과체중(BMI 26.0∼29.0) 여성은 7∼11.5kg, 비만(BMI 29.0 초과) 여성은 7kg 미만으로 찌는 게 좋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오수영 교수는 “비만이었던 여성이라도 임신 중에는 체중을 감량해서는 안 되고 7kg 이하로 찌도록 조절만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임신 8개월 이후엔 하루 30분 가벼운 산책을

임신 중 수영이나 걷기는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임신성 고혈압, 심한 심장질환, 태아의 성장 지연 등이 있는 임신부는 운동하면 안 된다.

임신 후 5∼7개월에는 태아가 급속히 크는 때라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임신 8개월 이후에는 하루 30분 정도 가벼운 산책이 좋다.

출산 후에는 최소 6주간 수영, 조깅, 헬스 등 격한 운동을 하면 안 된다. 자궁이 정상 크기로 돌아오고 출혈이 완전히 멈춘 뒤 격한 운동을 해야 몸에 무리가 없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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