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철씨(73)가 승무원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목적지를 묻는다. 1시간 뒤 그들은 다자이후역에서 내려 ‘학문의 신’으로 이름높은 스가와라 미치자네의 신사를 찾아갔다.
“다자이후에 좌천된 미치자네는 서기 903년 병고 속에 고생하다 죽었는데….”
신사를 둘러보는 도중 이씨는 여행전 미리 공부한 내용을 일행에게 일일이 설명했다.
“일본에 왔는데 우동을 안먹고 가면 섭하지.”
일행은 우동으로 점심을 먹으며 다음 관광 목적지인 오사카성 공원으로 가는 교통편을 논의했다.
배낭여행이 어디 젊은층만의 전유물이랴. 최근들어 G세대의 해외 배낭여행 붐이 일고 있다.
배낭여행은 일반 여행상품에 비해 값도 싸지만 단체여행과 달리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보고 싶은 곳을 맘놓고 보고, 음식도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을 수 있어 좋다는 얘기.
특히 일본여행은 일제시대를 겪은 G세대들이 한자나 일본어에 어느 정도 익숙해 의사소통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데다 음식이 입에 설지않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인기가 높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1998년 한 해 동안 1600여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일본 배낭여행을 다녀왔고 1999년은 3600여명이나 됐다. 경제사정이 좋아진 올해는 두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씨는 일본배낭여행 전문업체인 일본여행센터(02-774-4114)를 통해 5일부터 12일까지 일본을 여행했다. 일행은 같은 교회 신도, 부부동반 3팀, 선후배 1팀. 후쿠오카→오사카→나라→도쿄→교토→후쿠오카 코스로 절과 신사 등 문화유적지와 온천을 주로 찾았다.
“나이들고 일자리가 없어지면 삶의 의욕을 잃기 쉽지. 그럴 때 외국에 나가 새로운걸 보고 들으면 몸과 마음이 젊어져. 또 ‘다음에는 어디를 갈까’하고 즐겁게 고민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집사람도 챙기게 되지.”
아내와 함께 배낭여행에 참여한 윤상원씨(63)의 말.
일본여행센터는 44만9000원에 5박6일 동안 일본을 일주하는 배낭여행 상품을 개발해놓고 있다. 코스는 후쿠오카→오사카→교또→나라→벳부. 5월9, 11, 14, 16일 부산에서 배편으로 출발하는데 항공편이나 다른 목적지를 원할 경우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후쿠오카〓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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