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모든 수수께끼는 유전자 안에 들어있으며 유전자를 조작하면 인체의 어떤 결함도 정복할 수 있다고 믿는 ‘유전자 만능론자’들은 유전자의 비밀을 풀면 ‘진시황의 꿈’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는 한때 노화 촉진 유전자를 억제하면 허리 디스크, 뼈엉성증, 넙다리뼈 골절, 탈장과 치질 등 노인병도 덩달아 해결될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진화론의 입장에서 보면 노화의 정복은 간단치 않다. 노화와 노인병은 인류라는 종을 유지하기 위한 자연의 선택이었기 때문. 인간이 장수(長壽)란 목표를 이뤄도 무병(無病)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간은 직립보행을 통해 손이 해방됐고 뇌의 발달이 가능해졌지만 이 때문에 상체의 중력이 수 십년간 쌓여 허리엔 디스크병을 낳았다.
최근 미국의 과학자들은 ‘100세 시대’에 노인들이 건강하게 살려면 인체에 어떤 조작을 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어메리칸’ 최신호엔 ‘100세 시대’ 노인의 모습을 예상한 기사가 실렸다. 미국 일리노이대의 S 제이 올산스키, 시카고대의 브루스 A 카른교수 등 미국노화재단(NIA)과 항공우주기구(NASA)의 후원으로 노화 문제를 연구하는 이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직접 쓴 글이다.
이들 전문가는 100세 시대에 건강하게 살려면 체형과 얼굴 등이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람이 100세가 되면 골절과 노안 등으로 고통스럽게 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건강한 100세’를 위해선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수 억원 이상을 들여 탄생한 새 노인의 모습은 조쌀한 100세 노인보다는 당나귀 귀에 꼬부랑 할머니에 가깝다. 국내 의학자들은 이러한 견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과연 100세 시대 노인은 아름다운 모습인가?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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