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필호 저는 외도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아내가 나를 불신해서 이혼하자, 얼마 줄 거냐 이렇게까지 나왔었어요. 나중에는 제가 사정을 했지 요. 사실은 제가 아내에게 빚을 진 게 있어요. 결혼을 장난 비슷하 게 했거든요. 우리 어머니가 혼자 되셨고 제가 외아들인데 당시 하 도 어머니가 울고불고하셔서 어차피 이 여자나 저 여자나 마찬가지 다라는 생각으로 그냥 결혼을 했더랬습니다. 상대방을 좀 우습게 생각한 거죠. 언젠가부터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이후로는 지금도 가끔씩 ‘어차피 내가 사정해 서 사는 건데 뭐’하고 생각하지요. 그거만은 제가 잘못한 거잖아 요. 어머니 때문에 결혼을 했다는 게….
● 엄상익:외도를 하면 남자든 여자든 서로에 대한 파괴력은 엄청 나죠?
● 황필호 충격이지. 남자의 외도는 아내에게 충격이지. 외도를 확인한 여자를 보통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왕창 뒤집어엎자’형, ‘일단 화 를 내지 말고 현장을 잡자’형이 있고, ‘이건 남편의 잘못이 아니 라 그 여자가 꼬셨다,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유형이 있어요. 나는 남자가 외도를 한 후에 아내가 물으면 남자가 솔직하게 얘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것이 실수라고 인정을 한 뒤 이걸 로 우리가 가정을 깰 것이냐 말 것이냐 서로 토론을 해야겠죠.
● 엄상익 얼마 전 법정에서 크게 문제가 된 경우인데, 남자가 아주 교과서 같 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딱 한번 실수를 했어요. 그러고 나니 자기는 속으로 찝찝한 거야, 백지에 먹물 한 방울이 떨어진 것처럼. 그사람 이 보기에 자기 부인은 모든 걸 포용할 수 있는 여자고 그동안 뭐든 지 의논해서 해왔다고 해요. 그런데 그 뒤 어느 날 룸살롱 갔다가 옷에 루즈가 묻었는데, 마누라 가 그걸 발견하고 막 난타(?)를 한 거야, 어떻게 이런 걸 묻혔냐고. 남자가 가만히 생각하다가 ‘사실은 루즈가 문제가 아니다, 내가 딱 한 번 실수를 했는데 용서해 주라’ 그렇게 고해성사를 해 버렸대 요. 이 남자로서는 그동안 결백했고 마누라도 믿으니까 서로 대화가 되겠지 하고 얘기를 한 거죠. 그렇지만 그 순간 부인이 ‘이 새끼 야, 이렇게 배신할 줄 몰랐다’고 말하면서 엄청난 보복을 하더래 요. 장인이 회사에 찾아가 얘기해서 사표내게 하고, 가정도 파탄을 내버린 거죠. 결국 그 남자는 모든 재산 뺏기고 이혼한 뒤 외국으로 가버렸어요. 마지막에 판사가 하는 얘기가 ‘그걸 바보같이 왜 얘길 했느냐’는 거야. 말하지 말고 속여야지 왜 말하고 긁어 부스럼 일으켰냐는 건 데…. 이게 참 어려운 문제지만, 그런 경우 상대방 여자의 소화능력 에 따라서 얘길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되지 않을까요?
● 마광수 : 요즘 여자들이 거짓말을 하고 낮에 외도를 많이 하더라 고요. 남자들 경우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야. 여자 외도가 이젠 더 크더라고. 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 황필호:여자 외도도 똑같이 허용해야지.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 지로 한두 번 외도한다고 해서 그것이 이혼의 조건이 될 수는 없다 고 봐요.
● 마광수:둘 다 외도를요? 그건 경험이 없어 모르겠네. 내가 아는 친구들을 보면 지금 남자들은 외도할 시간이 없어요. 회사를 나가면 일이 많아서 외도할 시간이 없어.
● 김정일:기운도 없지!
● 마광수:기운도 없고…. 오히려 연애할 시간이 젤 많은 게 전업 주부야. 남자들한테 외도에 대해서 묻는 것 자체가 기분 나빠. 대낮 에 여자들 보세요. 얼마나 한가한가! 남자들 주말에 가정에 봉사해 야지, 애한테 봉사해야지….
● 김동훈:너무 잘 아시네. 혼자 사시는 분이.
● 김정일:40대가 되니까 갑자기 정력이 떨어지는 거 있지….
● 마광수:정력도 없고 돈도 없고, 전부 명퇴위기에 몰려 가지고.
● 김정일:정력, 요즘 느껴요. 절실하게! 확실하게! 그동안 너무 무리했는지….
● 황필호:하하하!
● 김동훈 제 경우는 결혼에 제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자존심 때 문에라도 외도를 안하려고 하거든요.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영 화 보면 죄다 불륜이고 소설 읽으면 죄다 불륜인데 그래서 심리적으 로 보상이 되는데, 제가 만약 외도를 하거나 제 처가 한다면 내 자 존심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고(분위기 또 썰렁해짐) 음… 또 하나 는 가장 중요한 게 아이문제 같아요. 마교수님, 죄송합니다. 제가 마교수님 이혼하신 거 오늘 처음 알았거든요.
● 마광수:아… 예…
● 김동훈:애가 있었으면 어땠을까요?
● 마광수:글쎄, 저도 애가 있었으면 이혼 못했을 것 같아요. 애가 없었기 때문에, 애가 없어서 이혼한 건 아닌데 애가 없었기 때문에 홀가분하게 합의이혼을 할 수 있었죠.
● 김정일:저는 애가 있는 한 절대로 이혼 못해요.
● 김동훈:절대 이혼을 안 한다고요?
● 김정일:물론, 와이프가 이혼을 해 달라고 하면 이혼을 해주기는 하겠지. 내 의지로는 절대 안돼요. 애들한테는 영원히 큰 상처예요.
● 마광수:그럼그럼…
● 김동훈:큰 상처 정도가 아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