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여성 성기능장애 치료법…"잠자리 고통 숨기지 마세요"

  • 입력 2001년 3월 6일 18시 56분


“여성 성기능장애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와 같습니다.”

3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대회의실에서 200여명의 비뇨기과 전문의가 모인 가운데 열린 ‘제1회 여성성기능연구학회 학술대회’. 국제여성성기능학회의 창시자인 미국 보스턴의대 비뇨기과 어윈 골드스타인 교수는 이날 초청 연사로 참석, 여성성기능장애에 대한 최신 치료법과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여성의 성욕과 관련된 호르몬은 젖분비를 촉진하는 프로락틴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임신 등으로 프로락틴이 늘면 성적 흥미가 줄어드는 반면 테스토스테론은 줄면 성욕이 떨어진다.

지금까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면 질의 세포와 조직이 위축되고 질 분비물의 양이 줄어 성교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스트로겐은 폐경기 여성의 무뎌진 음핵(클리토리스) 감각을 개선시키고 성욕을 증진시키는 치료법으로 통했다.

그러나 골드스타인교수는 “여성 성기능장애 환자의 무려 66%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 70%는 남성호르몬 DHT를 보충해주자 증상이 호전됐다”고 전했다. 이는 지금까지 성욕결핍 윤활부족으로 인한 성교통 등을 치료하기 위해 1차 치료법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쓰고 부차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사용했던 기존의 치료법을 뒤집는 것.

▽클리토리스 포경수술〓여성 성기능장애는 크게 △성욕이 생기지 않는 성욕장애 △애무 등 성적 자극에도 흥분이 되지 않는 성흥분장애 △오르가슴에 도달하지 못하는 극치감장애 △성교시 통증으로 성행위를 기피하는 성교통 등 4가지로 나뉜다. 이중 성욕장애와 성흥분장애가 주요 치료 대상. 성흥분장애는 성기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장애로 흔히 남성의 발기장애에 비교된다. 치료도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등 혈관확장제를 쓴다.

골드스타인교수는 “성흥분장애 환자중 음핵이 피부 속에 숨었을 때는 아무리 혈액공급이 원활해도 성적 흥분이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남성의 포경수술처럼 표피를 제거한 후 음핵을 드러내면 불감증 성교통 등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타〓분만 등으로 골반근육이 손상된 긴장요실금 환자의 24%는 성관계중 오줌이 새는 요실금으로 극치감을 맛보지 못한다. 전기 자극 등으로 골반근육을 강화시키는 골반근저운동을 하면 혈액순환과 분비물 분비가 촉진돼 성교시 절정감을 향상시킨다. 또 성흥분장애 환자의 60%는 비아그라만 쓰고 호르몬치료를 하지 않으면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성기능장애를 진단하기 위해 질의 산도를 측정해 애액(愛液)이 얼마나 분비되는지 체크하고 혈액의 호르몬 양을 검사한다. 이중 여성호르몬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실제 부족한 경우가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할 때가 있다.

(도움말〓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교수 )

<이호갑기자>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