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100세 노부부도 활기넘치는 성생활

  • 입력 2001년 4월 1일 19시 23분


‘삐∼. 임신 확률 40%’

잠자리에 들기전 침대 머리에 놓은 단추에 손을 대자 임신위험율이 표시됐다. 조미래씨(가명·여·28)는 화장대에서 피부에 붙이는 피임패취를 꺼냈다. 1년전 남편이 맞은 피임주사의 약효가 떨어질 때가 됐기 때문이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30분만 해야지.’ 같은 시간 남편 노상서씨(31)는 욕실에서 발기조절약 한 알을 입에 떨어넣으며 중얼거렸다.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비뇨기과 안태영교수와 순천향의대 산부인과 이임순교수의 도움말로 그려본 2020년 신혼부부 성생활의 한 단면이다. 두 교수는 “2020년에는 성기능장애로 고민하는 남성이 사라지고 여성은 임신의 공포에서 해방돼 ‘인공유산’‘낙태’란 말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두 교수가 그린 2020년의 성의학.

▽성불능은 없다〓2001년 개발되기 시작한 ‘비아그라 최종판’아포모르핀이 10년전 출시됐다. 성적인 욕구가 결핍된 남성에서는 효과가 없는 비아그라의 단점이 보완했다. 30분∼1시간 정도 기다릴 필요가 없고 부작용도 없다. 음낭 등 음경 주위에 발기유발제 저장고를 만든 뒤 필요할 때마다 누르면 발기가 되는 수술법도 인기를 끌 것이다. 약은 1년에 한번 외부에서 보충. 수개월 또는 수년에 한번 주사를 맞는 것으로 비아그라를 대신할 수도 된다. 복제인간 제조기술과 유전자 치료로 발기조직의 노화를 막아 100살까지 성생활은 물론 출산까지 가능할 것이다. 또 복용 즉시 사정중추를 억제해 조루를 막는 약도 나온다.

▽때에 따라 ‘크기’조절〓조직공학의 발달로 자기 피부세포를 소량만 채취, 시험관에서 배양한 뒤 키워서 음경에 이식하는 방법이 현재 연구중인 만큼 조만간 실행 가능할 것이다. 또 형상기억합금처럼 성적인 흥분이나 체온 증가 등에 의해 크기가 변하는 신소재를 이용해 ‘필요할 때만’ 음경이 확대되는 것도 가능하다.

▽성범죄 없는 사회〓남성의 성흥분 중추의 위치가 밝혀지고 체외에서 그 중추가 흥분되는 지를 선글라스 등으로 알 수 있게 된다. 이 안경을 통해 주변 남성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미리 알 수 있어 강간 등 성범죄의 위험을 막을 수 있다. 또 인권침해 논란이 있겠지만 성범죄자는 뇌수술을 통해 성적 흥분을 느낄 때마다 심한 두통을 느끼게 만들 수 있게 될 전망.

▽우주에서의 섹스〓우주여행이 보편화돼 다른 은하계 우주공간의 무중력상태에서 섹스를 즐기는 팩키지 여행이 유행할 것이다.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연인들은 보다 가까운 달로 ‘섹스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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