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기를 시작하면서 대원칙으로 삼은 것은 하루 세끼를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먹는다는 것이었다. 아침 식사를 굶으면 공복시간이 길어져 점심 식사에서 섭취한 음식물이 지방으로 축적돼 오히려 살이 더 찐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우유 한 잔이나 과일 한 조각이라도 반드시 먹는 습관을 첫 날부터 들였다.
점심 식사는 활동량이 많은 시간대인 만큼 밥 한 공기를 다 먹었지만 저녁 식사량은 3분의 2 공기로 줄였다. 좀 모자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날씬한 몸매를 떠올리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참았다.
평소 주말에는 친구들과 피자 치킨 등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었다. 2주 전부터 기름진 음식을 안 먹는 것은 아니지만 양을 많이 줄였다. 피자는 2, 3조각을 1조각으로 줄이고 대신 야채 샐러드로 배를 채웠다. 점심 저녁식사를 할 때 첫 반찬은 항상 김치를 먹는다는 원칙을 세워 기름에 볶은 전 종류에 먼저 젓가락이 가던 습관을 바꾸면서 기름진 음식의 섭취를 줄였다.
▽진단〓체지방율이 30% 이상인 비만 환자도 체중이 일주일에 0.5∼1㎏, 한달에 2∼4㎏ 빠지면 성공이다. 나씨가 14일 만에 2㎏를 뺀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특히 체지방량이 1.7㎏ 빠져 체지방율이 1.2% 준 것은 의미가 크다. 수분이 아닌 지방이 빠지면서 살이 빠졌기 때문이다. 영양상태도 하루 평균 1200㎉를 섭취해 별 문제가 없다.
나씨는 초진 당시 스트레스를 받으면 많이 먹는 등 등 폭식증에 가까운 상태였다. 또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고 식사 속도도 빠르고 아침 저녁을 불규칙하게 굶는 등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을 걷고 있었다. 살빼기에 도전하면서 갑자기 저칼로리 식단을 짜지 않고 하루 세끼를 제 때 먹고 기름진 음식을 조금씩 줄인다는 원칙을 세워 실천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이다.
▽처방〓나씨와 처음 합의한 1차 목표는 3개월에 51.3㎏로 3.7㎏ 줄이는 것. 지금 속도라면 적정 체중인 51㎏까지 가는 데 4∼6주 정도 걸린다. 점차 감량 속도는 줄겠지만 3개월 후 48㎏까지도 가능하다.
문제는 나씨가 아직 빨리 식사하는 습관을 못 고친다는 것. 우선 한 숟가락을 입에 넣은 다음 식탁 위에 수저를 내려놓는 식사 방법을 추천한다.
또 식사를 하는 동안 입안에 음식을 넣고 10∼20번 천천히 꼭꼭 씹는다. 스트레스 받으면 먹는 것으로 화풀이 하지 말고 쇼핑을 즐기거나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서울중앙병원 비만클리닉 박혜순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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