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미의 도전! 살빼기]잦은 야근에 부서회식 '복병'

  • 입력 2001년 2월 27일 18시 40분


지난 주는 시련의 시간이었다. 계속된 야근으로 공든 탑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평소처럼 오후 6시경 밥 반 공기를 먹었지만 귀가길에 즐비하게 늘어선 포장마차의 유혹을 정말 참기 힘들었다. 무수한 갈등을 반복하다 오뎅 한 입을 베어 물고 느끼는 만족감이란….

운동을 제대로 한 날은 겨우 하루 뿐이었다. 운동을 하려고 해도 몸은 물 먹은 솜처럼 무겁고 배는 허기져 밤참을 안 찾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두 눈이 거의 감긴 채 간신히 자전거 바퀴를 돌렸지만 차츰 다리에 힘이 풀려 나도 모르는 사이 몸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다이어트의 최대 적인 술도 마셨다. 대신 칼로리가 적게 나가는 야채와 과일를 안주로 삼았다.

▽진단〓다이어트를 잘 해오던 나씨에게 ‘야근’이란 걸림돌이 생겼다. 아침 점심 식사는 과거처럼 적게 먹었지만 야근 관련 부서 회식과 술자리가 빈번해지고 귀가길에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군것질을 시작한 것이다. 야근 회식 때 갈비 먹은 날 섭취한 칼로리는 1760㎉로 평소 1200㎉ 보다 560㎉가 더 많다. 구체적으로 보면 아침 200㎉, 점심 400㎉, 저녁 1160㎉로 저녁식사가 아침 점심 두 끼의 칼로리 이상 많다. 또 많이 먹은 뒤 피곤해 곧바로 잠자리에 든 것도 좋지 않다.

▽처방〓누구나 다이어트를 하다보면 사고 여행 출장 등 예기치 않은 걸림돌이 생긴다. 다행히 과식과 운동부족에도 불구하고 나씨의 체중은 51.1㎏으로 변화가 없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체중이 늘어날 상황에서 현상 유지한 것은 다행이다. 다이어트는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불가피하게 회식이나 술자리가 있으면 칼로리가 적은 음식을 우선 천천히 먹는다. 시간을 따로 내 운동하기 힘들면 많이 걷거나 식사 후 회사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좋다. 다이어트에 전념할 상황이 아니면 서두르지 않고 눈 앞에 닥친 일을 마무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중앙병원 비만클리닉 박혜순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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