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음을 내는 센서가 작동하며 몸무게가 한 눈에 들어왔다.
‘49㎏!, 내가 50㎏대를 벗어나다니.’ 얼마나 꿈에 그리던 숫자였던가. 몸이 날아갈 듯 가뿐해지고 함박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스스로 약속했던 대로 ‘50㎏ 탈출’ 기념으로 화사한 봄옷을 장만했다.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핑크과 노란색으로 말이다. 몸무게는 5㎏ 정도 빠졌지만 옆으로 툭 삐져나오는 선이 없이 부드럽게 떨어지는 바지선을 보고 친구들도 “너, 정말 많이 날씬해졌다”며 놀라워했다. 특히
한 친구가 “너의 트레이드 마크인 엉덩이가 이젠 반쪽이 돼 놀리지 못하겠다”고 해 한바탕 웃었다.
50㎏를 벗어나면서 생긴 작은 변화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또 몸의 움직임도 가벼워져 전에는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서만 처리하던 일을 이젠 몸을 많이 움직이면서 처리하게 됐다. 그동안 먹고 싶은 것을 참고 힘들게 운동한 것을 한꺼번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진단〓49.8㎏. 지난주에 비해 400g이 빠졌다. 나씨가 목표했던 48㎏이 얼마 남지 않았다. 10주간 체지방량도 꾸준히 줄어 29.0%였던 체지방율이 26.0%로 줄어 정상 범위(25%)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야근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운동에 투자하지 못했지만 몸을 많이 움직이고 틈나는 대로 계단오르기를 한 결과다. 또 음식을 절제해서 먹는 습관이 몸에 뱄다. 성급하게 굴지 않고 의사의 지도에 잘 따르면서 낙하산식으로 한꺼번에 빼지 않고 한 단계 한 단계 천천히 살을 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처방〓나씨의 다이어트의 성공 여부는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살은 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뺀 체중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줄인 체중을 적어도 2년은 유지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체중 감량은 체중계에 나타난 숫자로만 평가해선 안된다. 좀더 멀리 내다보고 꾸준히 할 때 어느 순간 체중이 줄어 든 것을 발견한다. 체중계에 나타나는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과정을 중시하는 마음으로 밀고 나가면 반드시 성공한다. 나씨는 현재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아령 등 근력 운동을 계속해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
(서울중앙병원 비만클리닉 박혜순교수 02―2224―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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