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셋째를 낳은 뒤 반년이 넘도록 몸무게가 줄지 않아 고민하던 ‘형님’에게서 며칠 전 전화가 걸려왔다.
살빼기에 들어간 직후 음식을 줄이고 가려먹는 나를 보면서 형님은 “병 나겠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며칠 전 몰라보게 날씬해진 내 모습을 본 뒤 형님도 다이어트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자극을 받은 건 형님 뿐만이 아니다. 동네의 다른 아줌마들도 하나둘씩 헬스클럽에 등록하거나 새벽 운동에 나섰다. 한 분은 아예 매주 병원에서 처방받는 나의 칼로리표를 복사해 냉장고에 붙여놓기도 했다.
지난 한주는 감기 때문에 걷기 등 가벼운 운동에 집중했다. 첫째는 손을 잡고 둘째는 유모차에 태워 매일 한 차례씩 동네 주변을 1시간반 동안 걸었다. 걸을 때는 반드시 운동화를 신고 보폭을 줄여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했다. 집에 돌아와선 아령 들기와 윗몸누이기 등으로 마무리했다.
아령을 들 때는 천천히 어깨 높이 만큼 올렸다 내렸다를 10분 간격으로 반복했다. 무조건 힘껏 잡고 흔들다간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집안 곳곳에 붙여놓은 관련 메모와 신문기사를 찾아다니며 자연스럽게 실내 활동을 늘렸다.
한 주간 몸무게가 2㎏ 가까이 줄었지만 감기에 걸린데다 제대로 먹지 않은 탓이어서 별로 만족할 만한 결과가 아니었다.
의사선생님은 다이어트시 특히 골다공증을 주의하라고 조언하셨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운동을 중단한 채 식사량만 줄일 경우 자칫 칼슘 섭취량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기간 동안 적절한 운동과 함께 메밀국수와 멸치, 순두부, 케일 등 칼슘이 많이 든음식을 충분히 섭취할 계획이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전문의 진단/지나친 살빼기 골다공증 불러…칼슘 충분히▼
지난 한 주간 권씨의 몸무게는 1.9㎏이나 줄었다.
‘살과의 전쟁’ 이후 가장 많은 감량 기록이다. 배 둘레도 처음으로 80㎝ 이하로 떨어져 예전의 아줌마 몸매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분석 결과 감량 체중의 70% 이상이 근육으로 나타났다. 최근 높은 일교차 때문에 감기에 걸린 권씨가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한 결과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다이어트를 할 경우 특히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평소보다 줄어든 식사량과 무리한 운동으로 자칫 몸의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감기에 걸렸을 땐 목표를 늦추더라도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으로 하루 빨리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뒤 다시 고삐를 죄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당수 여성들이 손쉽게 살을 빼기 위해 시도하는 각종 식이요법은 골다공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하루 섭취 열량이 800㎉ 이하로 제한되는 식이요법은 소변을 통한 칼슘 배출량을 증가시킨다. 폐경기 이전 여성의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은 700㎎, 폐경기가 지나면 1000㎎ 이상이 바람직하다.
칼슘 섭취량이 그 이하로 줄면 뼈 속의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골다공증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단백질만 섭취하는 달걀 또는 두부 다이어트 등은 다른 요법보다 칼슘 배출량을 더 높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뼈의 생성과 유지에 도움이 되는 구기자와 산수유, 두충, 우슬, 녹각 등을 적절히 배합한 약재로 다이어트로 인한 골다공증을 예방하도록 권한다.
송 재 철<윤상호기자> (포천중문의대 분당 차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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