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과의 전쟁’을 치르면서 건강 뿐 아니라 가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출산 후 불어난 살로 인해 도저히 신을 수 없어 친정에 갖다 놓았던 구두와 샌들 10여 켤레를 다시 찾아왔다.
지금까지 신었던 볼이 넓은 신발들이 살이 빠지는 바람에 헐렁헐렁해졌기 때문. ‘신발을 새로 살까’라는 행복한 고민을 하다 ‘용도 폐기’했던 신발을 다시 신기로 했다. 예전엔 신을 엄두조차 나지 않던 신발 속으로 발이 쏘옥 들어가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그러나 목표 달성 때까지 자만은 금물. 사진첩에서 결혼 전의 날씬했던 모습이 담긴 사진 몇장을 골라 냉장고 문에 다닥다닥 붙였다. 살빼기에 도전한 지 두달째를 맞아 조금씩 느슨해진 고삐를 다잡기 위해서다.
목표인 58㎏까지 1.2㎏이 남았다. 감기가 거의 다 나아 오랫만에 헬스클럽을 찾아 러닝머신을 시속 6∼7㎞로 30분 정도 달렸다. 두달 전만 해도 숨이 턱에 차고 현기증이 날 만큼 힘들었지만 이젠 준비 운동일 뿐이다.
집 안에서 꾸준히 해온 아령 운동도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처졌던 살이 빠지고 근육이 붙으면서 팔뚝이 가늘어졌다.
최근에는 백화점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운동기구 AB슬라이드의 양 손잡이에 다리를 올려놓고 전후 운동을 통해 ‘허벅지살 공략’에 나섰다. 하루도 빠짐없이 자기 전에 가벼운 맨손체조를 2번 정도 반복하자 숙면에도 도움이 됐다.
이젠 소식(小食)과 채식이 완전히 몸에 뱄다. 밥은 3분의 1공기로 고정됐고 반찬은 깻잎과 고추장아찌, 더덕구이 등이 주류다. 간혹 공복감을 느낄 땐 친정 어머니께서 직접 해오신 청포묵을 다이어트 대용식으로 먹곤 한다. 또 외식 메뉴도 산채비빔밥을 고를 정도로 ‘나물 애호가’가 됐다.
▼전문의 진단/한방차 체내 노폐물 배출 도와▼
지난 한주 동안 권씨의 체중은 거의 줄지 않고 제자리를 유지했다.
감기 치료를 위해 음식 섭취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한 덕분에 근육량은 오히려 1㎏ 늘었다. 반면 체지방량은 1㎏ 이상 줄어 체지방률이 29.8%에서 27.9%로 뚝 떨어졌다.
운동을 할 땐 △강도는 낮게 △시간은 길게 △횟수는 일주일에 3∼5회 등 세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키는 것이 좋다. 매번 운동시간은 최소한 20∼30분 이상이 돼야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힘이 필요한 격렬한 무산소 운동은 지방 감소와는 거리가 멀다. 운동은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대개 초기에는 20∼30분부터 시작해 한달 뒤면 1시간까지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다이어트 실패의 대부분 원인은 식사량을 제대로 제한하지 못한 탓이다. 이 경우 각종 한방 약재를 이용한 한방차를 수시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한방차는 신진 대사를 원활히 해 소변과 땀을 통해 체내 불순물과 노폐물을 배출시키도록 돕는다.
흔히 율무로 불리는 의이인(薏苡仁)은 쌀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이뇨 작용을 촉진시켜 다이어트에 적합한 식품이다. 물에 깨끗이 씻어 햇빛에 말린 뒤 살짝 볶아 가루로 만들어 따뜻한 물에 타서 식 전에 마시면 식욕 감퇴와 체지방 분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의이인에 숙지황과 갈근, 감초 등을 넣어 40분간 끓여낸 물을 하루 세번씩 마시면 다이어트에 따른 무기력증과 변비 증상에 도움이 된다.
송재철(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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