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리아로 가는길]박성주 테크노경영대학원교수 기고

  • 입력 2001년 1월 8일 18시 44분


이번 연말 연시 대목을 지나면서 미국 닷컴 기업의 뚜렷한 현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밀접한 결합이다. 아마존의 성공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은 오프라인 업체인 토이저러스와의 제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전통적인 소매업체인 월마트, 케이마트(블루라이트)의 온라인 매출도 급격히 신장되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얘기되어 왔으나 구체적으로는 오프라인 중간상이 다시 살아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업체가 상점을 차리거나 제휴하여 오프라인 중간상을 확보하든지 오프라인 업체의 기존 상점들이 중간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온라인에 진출했다가 고전하고 있는 전통 서점인 반스 앤드 노블은 최근 온라인 오프라인의 완전통합 모델을 구축하였다. 앞으로 반스 앤드 노블 닷컴에서 서적을 주문하면 이 책이 인근 반스 앤드 노블 서점에 있는지 여부와 배달하지 않고 직접 픽업하겠는지 여부를 묻게 된다. 이의 장점은 동네 서점에서 귀가할 때 직접 들고 오면 되기 때문에 배송료를 줄이고 시간도 줄일 수 있으며 원하지 않거나 파손품인 경우 바로 반송할 수 있어 편리하다. 초기에 온라인의 장점으로 얘기해온 것과는 달리 중간상(상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중간상들과의 협동체계를 잘 구축하면 오히려 비용도 줄이고 고객 서비스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자동차 판매, 식품점, 증권회사, 편의점, 심지어 세탁업에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때 닷컴 기업은 중간상과 거래하고 중간상이 최종 고객과 거래하는 B2B와 B2C의 결합 형태인 B2M(머천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B2M 모델은 인터넷을 활용하여 현재의 전통적인 상거래 형태를 협동 시스템화하여 효율을 최대한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e비즈니스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끊임없이 진화하여야 한다. 이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반스 앤드 노블의 새 모델이 성공할지 아직은 알 수 없으며 우리나라의 알짜마트 실패의 경우를 보더라도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외에 철저한 비즈니스 전략과 인터넷, 운송 등의 인프라와 함께 신뢰를 위한 비즈니스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비즈니스의 투명성이 전제가 되지 않고는 협동체계의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박성주(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sjpark@kgsm.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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