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탈출 건강체중 지키기]"월드컵 때문에…"

  • 입력 2002년 6월 16일 21시 26분


체중조절에 비상이 걸렸다.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면서 비만탈출 프로그램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문제가 생겼다.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TV 시청 시간과 비만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체활동량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TV 광고에 비춰지는 스낵이나 술 광고가 무의식중에 이런 음식에 손이 가도록 자극한다. 게다가 알콜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는 처방은 전국민이 하나가 되어 뜨겁게 달아오른 응원 열기 속에 파묻히게 된다.

원용석(40)씨는 월드컵 첫 승을 거둔 지난 화요일 그동안 절제했던 맥주를 2병이나 마셨다. 어렵게 뺀 체중이 다시 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긴 했지만 친구 집에서 함께 TV시청을 하면서 응원을 하다보니 오징어 안주와 맥주에 손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TV시청에 몰두하면서 음식을 먹게 되면 평소보다 섭취량이 증가한다.

이름

시작

체중

현재

체중

시작

체지방

현재

체지방

비고

이명구

(47)

79.9

78.8

30.4

28.6

노력에 비해 몸무게 줄지 않는다고 하소연했지만

체지방 1.8㎏, 허리둘레 1.4㎝ 빠졌음.

용혜정

(41·여)

67.8

67.4

37.9

37.1

최근 아이가 아파 간호하느라 계획했던 운동을

전혀 실천하지 못했고 기름진 음식 먹을 때

제니칼을 복용.

원용석

(40)

89.4

86.6

30.6

미검사

고혈압이 있고 당뇨병 직전 상태. 최근 월드컵 경기

때문에 운동량 및 신체 활동량 감소하고 음주량 증가.

신옥주

(43.여)

68.8

67.7

37.6

35.9

간식으로 빵이나 우유를 많이 먹는 편이었지만

오이나 방울토마토를 먹게 함. 체중이 원하는 만큼 빠지지 않았지만 체지방이 빠져 좋은 결과 예상됨.

최미경

(33·여)

109

99

47.4

38.6

매일 수영 1시간, 주 1회 5㎞ 걷기, 하루 1만∼

1만3000보 걷기, 약물 복용. 규칙적으로 식사.

김민희

(20·여)

69

67

42

38.8

많이 걸어다니려고 애쓰고 있으며 체지방이 줄어

순조롭게 체중 감량이 이뤄지고 있음.

김규남

(34)

84

84

27.5

미검사

식사 속도가 빠르며 부인의 요리 솜씨가 좋아 가끔

폭식하는 편. 지난 1년 동안 10㎏ 감량에 성공.

월드컵 경기로 인해 술을 마시고 업무상 스트레스

때문에 체중이 더 이상 줄지 않고 있음.

김효섭

(32)

99.7

99.0

미검사

미검사

수영장이나 헬스클럽에 다니려고 생각하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함. 저녁 식사를 줄여 체중이

늘던 것이 멈추고 약간 감소.

이화진

(30·여)

113.0

109.6

미검사

52.5

식사량을 줄이고 걷기와 자전거 타기 등 운동 시작.

이태영

(29·여)

78.0

76.0

34.8

미검사

식사량을 줄이고 달리기 시작.

신체 활동량이 평소보다 줄어든 것도 문제다. 원씨는 평소 만보계를 차고 다니면서 하루 8000보 이상 걷기를 실천해왔으나 최근 1주일 동안은 이를 지키지 못했다. 자연히 체중도 지난주까지 빠진 3kg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식사량을 평소보다 줄이게 되면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기초대사율을 떨어뜨려 체내 에너지를 비축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기초대사율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평소보다 활동량을 더 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월드컵이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체중조절을 방해할 수도 있다.

특히 밤늦게까지 TV 시청을 하다보면 남성들은 음주량이 늘고 여성들은 군것질 횟수가 잦아진다. TV 앞에 음식을 두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이 같은 채소나 과일을 준비하면 어떨까? 배는 그다지 고프지 않은데 무언가 먹고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집안 청소를 하거나 아예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한다. 냉장고 안에 술이나 청량음료를 채워놓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습관적으로 냉장고 문을 여는 사람들은 냉장고 문에 자신의 체중을 기록한 그래프를 붙여놓아 스스로 자극을 받도록 한다.

길거리 응원은 비만치료 중인 사람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사람들 틈에 어울려 응원가를 함께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게다가 모임 장소까지 걸어다님으로써 자연스럽게 신체활동량을 늘릴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박용우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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