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이 낮은 것은 진단이 어려운 데다가 치료 또한 쉽지 않기 때문. 췌장암은 암으로 인한 사망률 기준으로 폐암 위암 간암 대장암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췌장암을 ‘선진국형 암’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장암 전립샘암 등 생활 수준이 높을수록 잘 발생하는 암이고 국내 환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췌장암의 원인과 증세〓췌장암을 일으키는 주범은 흡연이다. 담배 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발암 물질 가운데 어떤 것이 췌장암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췌장암 환자를 역학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2∼10배 정도 많았다. 이어 만성 췌장염과 당뇨병, 비만 등도 췌장암 발생의 위험인자로 지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췌장은 몸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역할 이외에도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등 3대 영양소를 분해하는 소화효소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췌장암에 걸리면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또 심한 복통과 급격한 체중감소, 황달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췌장암의 진단〓췌장암은 치료가 안되는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할 수 있다. 빨리 발견되지 않아 사망률이 높은 것이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복통이 계속되고 소화가 안 되며 체중이 감소하면 복부 초음파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을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 같은 진단법도 종양의 크기가 1㎝ 미만이라면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최근 병원에서는 췌장 부위를 좀 더 촘촘하게 단층촬영하는 나선형 CT 검사를 하고 있다.
이 밖에 췌장암을 진단하는 영상 검사법으로는 내시경을 이용한 췌관 조영술(ERCP), 자기공명영상(MRI)촬영, 혈관 조영술,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이 있다.
혈액 검사법으로는 피 성분 중 CA19-9가 이용된다. 일부는 건강검진에서 이 수치가 정상범위인 ㎖당 37U를 넘어 50∼60U가 나왔다며 불안해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소 120U/㎖ 정도는 넘어야 췌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췌장암의 치료〓가장 확실하면서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조기에 발견해 외과적인 수술로 종양 부위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부위로 암세포가 퍼지지 않은 것이 확인돼야 수술이 가능하다. 췌장암 진단 환자 중 이 같은 조건에 해당하는 환자는 10%에 그치고 있다.
암세포가 췌장과 주변으로만 퍼져 있다면 방사선 치료나 항암 화학요법을 받는다. 부작용을 줄이면서 효과가 뛰어난 항암제가 새로 나오고 있지만 췌장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됐을 정도면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췌장암과 관련이 있는 종양 유전자 K-ras 돌연변이를 억제하거나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인 P53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등 유전자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췌장암은 진단과 치료 모두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강조된다. 흡연은 췌장암의 공인된 ‘위험요소’인 만큼 피하는 것이 최선이고 비만인 사람은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육류 단백질이나 고지방 음식을 피하는 것도 췌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용범 교수)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췌장암Q&A▼
Q:췌장은 인체에서 어떤 역할을 합니까.
A:췌장, 즉 이자는 위장 뒤에 있는 길이 20㎝ 정도의 길쭉하게 생긴 장기. 몸의 한 가운데에 있으며 위와 십이지장 소장 대장 간 담낭 비장 등에 둘러싸여 있다. 이 때문에 암이 생기더라도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췌장은 오른쪽의 불룩한 모양을 한 머리부분과 가늘고 긴 왼쪽의 꼬리부분, 중간의 몸통부분 등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췌장 속에는 그물처럼 생긴 췌관이 있다. 췌장에서 발생한 암의 90% 이상은 췌관 세포에서 발견된다.
췌장의 주요 역할은 소화액과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것. 췌장이 만드는 소화액을 췌액이라고 하며 췌관속으로 분비돼 간장에서 만들어진 담즙과 함께 십이지장 속으로 흘러들어가 소화를 돕는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이나 반대로 높이는 글루카곤 등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혈액 속으로 분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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