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난소암 환자는 전체 여성암 환자의 약 3.9%에 불과하지만 최근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고 환자의 연령층도 다양해지고 있다. 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난소암 환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난소암에 걸리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고 진단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 전문의들은 난소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의 병력(病歷)이나 가족력(家族歷)이 있는 사람은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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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의 종류〓난소암은 여성 생식기의 일부인 난소에서 생기는 암으로 크게 상피성과 비상피성으로 구분된다. 난소는 골반 양쪽에 2개가 좌우 대칭으로 짝을 이루고 있다. 암세포가 난소의 표피세포에서 발생하면 상피성 난소암, 표피세포 안에 있는 생식세포나 기질세포에서 발생하면 비상피성 난소암이다.
이중 상피성은 난소암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연령대의 여성이 걸릴 수 있으나 사춘기 이전에 걸리는 사람은 드물고 60대 환자가 특히 많다.
반면 비상피성은 임신이 가능한 연령층에 흔히 생기며 한국 등 아시아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발생 빈도가 높다. 최근 결혼 시기가 늦춰지는 추세라 비상피성 난소암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난소암은 배란 횟수가 많을수록 잘 걸리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 한번도 임신한 경험이 없거나 불임 여성의 경우 특히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반면 초경이 늦거나 조기 폐경한 여성, 임신과 수유를 한 여성,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은 상대적으로 덜 걸린다.
▽증세와 진단〓종종 복부 팽만감이나 통증, 소화불량, 잦은 소변,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환자는 대부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또 난소가 뱃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 진단도 쉽지 않다. 매년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진단을 받는 여성도 암세포가 몸의 다른 부위로 퍼진 뒤에야 난소암으로 밝혀지는 사례도 흔하다. 이처럼 검진이 어렵기 때문에 난소암으로 판정받은 환자의 3분의 2 정도는 말기암 환자.
게다가 효과적인 진단법도 없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초음파 및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하지만 난소암으로 최종 판정하기 위해서는 개복 수술 뒤 조직 검사가 필수적이다. 초음파와 혈액 검사에서 난소 종양이 의심돼 조직 검사를 받은 사람 중 실제 난소암으로 판정된 환자는 약 10∼20%. 이 때문에 현재 의료계에서는 효과적인 진단 프로그램 개발이 ‘핫 이슈’가 되고 있다.
▽난소암 치료법〓난소암 치료에서 수술은 필수적이다. 암세포가 퍼진 정도에 따라 난소 및 자궁을 잘라내고 수술 뒤에는 항암제 치료를 받는다.
현재 난소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는 탁솔과 토포테칸 등 10여종. 다른 암에 비해 항암제의 효과가 좋고 성능을 개선한 신약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치료를 받으면 5년 생존율이 △1기 80% △2기 60% △3, 4기 15∼20% 정도로 다른 암에 비해 높은 편이다.
난소암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단 피임약을 정기적으로 먹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난소암에 덜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생리통 때문에 소염진통제를 먹는 여성도 난소암에 덜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최근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난소암을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만성질환으로 여기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항암제 효과가 좋아 정기적으로 치료만 받는다면 계속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 또 환자의 대부분이 60대 이후 여성이기 때문에 항암 치료과정에서 가족의 도움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도움말〓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송용상 교수)
▼암 Q&A
Q:난소암 환자도 아이를 가질 수 있나요?
A: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난소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를 낳을 수 있다. 단 초기 난소암 환자 중 암세포가 한쪽 난소에만 국한돼 있고 암세포의 분화 정도가 양호한 상태에서만 임신을 할 수 있다.
아기를 낳은 뒤에는 난소를 포함해 자궁 전체를 제거해야 한다.
많은 환자가 아기에게 암세포가 옮기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아기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상피성 난소암 가운데 ‘경계성 난소암’은 출산을 원하는 나이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암의 진전 정도를 철저하게 검사한 뒤 한쪽 난소만 절제하거나 부분 절제하는 ‘보존적 치료’를 한다. 그러나 출산을 원치 않으면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지완 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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