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중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를 보면 난세의 간웅 조조가 전투를 위해 군사들과 푸뉴(伏牛)산맥을 넘다가 물이 떨어져 고생했던 일화가 있다. 목이 말라 꼼짝도 못하는 군사들에게 조조는 “이 산만 넘으면 매실이 주렁주렁 달린 매화나무 밭이 있다”고 외쳤다. 군사들은 매실이란 말을 듣자 저절로 입에 침이 돌아 갈증을 잊고 행군을 계속해 무사히 산을 넘을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매실을 생각하여 갈증을 잊는다’란 뜻의 망매해갈(望梅解渴)이란 고사가 나왔다. 이처럼 그냥 먹을 수 없는 매실은 실현할 수 없는 일을 상상을 통해 잠시 대신한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매실은 시트르산과 주석산 같은 유기산과 무기질이 많아 피로를 풀어주고 식욕을 돋우는 효능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발열 질환이나 오랜 감기로 수분이 부족할 때 처방에 넣어 쓰기도 하지만, 근육이 위축되거나 치아가 나쁜 사람에게는 해롭다고 한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이른 봄에 꽃이 핀 후 열린 매실은 선비의 고결을 상징하므로 이번 주말에 가족들과 야외의 매화나무 밭을 거닐며 대화라도 해보면 어떨까.
김주영 리한약재되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약촌부부한의원 원장 magic33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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