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디지털TV뿐 아니라 휴대폰, 컴퓨터 등 각종 전자제품의 경우도 칩 하나로 저렴하게 수개월마다 새로 업그레이드하는 일이 가능하다. 이는 ‘시스템을 한 개의 칩에 올려놓는다’는 시스템-온-칩(SOC·System-On-Chip) 기술이 가져올 미래의 모습이다.
SOC는 현재의 칩과는 개념이 다르다. 컴퓨터를 조립해본 사람은 누구나 본체 안에 다양한 칩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프로세서, 메모리, 그래픽 카드 등이다. 미래에는 이런 여러개dml 칩이 하나의 칩으로 통합될 전망이다. 이를 실현시킬 기술이 바로 SO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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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내 SOC연구소 어수관 전무는 “SOC 기술은 1990년대 후반 세계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 실리콘밸리에서 등장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출시된 제품이 수년 동안 인기를 모았지만, 이제는 고작 수개월뿐이다. 신제품의 출시주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산업계는 고객의 요구를 빨리 파악해 신제품을 출시해야 살아남는다. 그만큼 신제품 생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 개의 칩에 점점 더 작고, 점점 더 많은 요소가 포함되게 하는 소형화기술인 SOC가 탄생한 것.
5년 뒤에는 통신용 IC칩과 반도체로 만든 센서도 하나의 칩 위로 올라올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SOC로 만든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바로 전송할 수 있다. 신문사에서 이 카메라가 쓰이면 사진기자들은 무선 인터넷 장비 없이 카메라 만으로 사진을 전송할 수 있다.
삼성종합기술원 이석한 전무는 “5∼10년 뒤에는 더 나아가 각종 센서까지도 칩 안에 통합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실험실이 통째로 칩에 올라가는 랩온칩(Lab-On-Chip)까지도 나온다는 말이다. 미 국방연구소(DARPA)는 칩을 바다에 뿌려 놓기만 하면 전세계 바닷물의 환경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전송하는 SOC를 개발할 계획이다. 바닷물의 온도, 염분, 각종 미생물을 측정해 곧바로 중앙시스템으로 전송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에서 매년 문제가 되는 적조 같은 기후현상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센서 네트워크가 보편화돼 생활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심장병 환자가 몸에 착용하는 SOC 제품을 장착하고 다니면 돌연사를 막을 수 있다. SOC에 포함된 각종 센서가 수시로 혈압과 같은 건강정보를 체크해 이를 병원의 전산망으로 보낸다. 만약 환자의 심장에 갑작스러운 문제가 발생하면 환자가 있는 곳으로 구급차가 곧바로 출동한다.
이석한 전무는 “이같은 센서 네트워크가 가능한 SOC는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얻고 공유하는 ‘유비쿼터스’ 시대로 가기 위한 기반기술”이라고 강조한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기자 pmi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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