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젊은층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무선 인터넷은 일본에서도 이미 널리 보급된 상태. 일본의 최대 무선통신회사 NTT도코모는 1999년 2월 무선 인터넷 ‘i-모드’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가입자가 일본 내에서만 3500만명을 돌파했다. 도코모의 전체 가입자 4500만명 가운데 78%정도가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셈.
NTT도코모는 세계적으로 무선인터넷 사업에서 가장 성공한 회사로 꼽힌다. i-모드를 기반으로 NTT도코모는 모(母)회사인 유선통신회사 NTT는 물론이고 일본의 다른 어떤 기업보다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로 성장했다. 3세대 무선통신도 NTT도코모는 2001년 세계 처음으로 시작했다. NTT도코모는 이에 멈추지 않고 미국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세계 각 나라의 통신업체들에 투자하거나 기술제휴를 통해 무선통신서비스를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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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눈에 띄는 것은 무선인터넷 i-모드. 정보 오락 금융 등 공식 메뉴만 모두 1500∼1600개 사이트, 비공식 사이트는 수만 개다. 일본 신문과 방송, 주요 해외 언론 뉴스가 제공되며 일본 닛케이주가, 시티뱅크 등 주식 은행 보험 콘텐츠와 게임 등 오락, 지역의 문화행사, 레스토랑 등에 대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월 기본 사용료는 2500엔. 그러나 일본인들의 무선통신비는 1인당 월 1만엔을 넘는 일이 많다. 전시관 가이드인 이나 리에(伊奈里惠)는 “요즘은 휴대전화 가라오케가 청소년들 사이에 아주 인기 있다”고 설명했다.
도코모가 2001년 처음 시작한 3세대 무선통신 FOMA는 384kbps로 1세대보다 속도가 13분 이상 빨라졌다. 또 NHK뉴스, 영화 등 동영상을 볼 수 있다.
▽2010년 모바일 세상은=최고경영자 다치카와 게이지(立川敬二)는 올해 신년사에서 “모바일 통신이 데이터와 멀티미디어로 확대되면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우리는 10년을 내다보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이지는 올해 i-모드에 필적할 만한 획기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했는데 홍보담당 하세가와 노리오(長谷川德生)는 그것이 “모든 제품에 카메라를 내장한 ‘V라이브’라고 설명했다. V라이브는 1명이 동시에 여러 사람과 얼굴 화상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도코모는 이밖에 201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다양한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 전시관에는 3세대 카메라폰을 장착한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자동차가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는 동안 무선인터넷이 연결된 카메라를 통해 주변 풍경을 본부로 보내며 본부에서는 자동차의 작동 상태, 엔진을 점검하고 주변 지도 등을 자동차에 보내준다. 즉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를 무선으로 제어하고 각종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시험하는 중.
전시관에서는 또 3차원 안경을 쓰고 액정화면에 나타난 뉴스에 손을 대면 리포터가 등장해 자세한 뉴스를 전해주는 ‘미래 모바일 잡지’와 휴대전화로 자동판매기의 음료를 뽑는 e커머스도 체험할 수 있다.
도코모가 그리는 2010년의 사회에서는 모바일PC에 기반한 3차원 영상으로 회의를 하고, 여권이나 비자가 필요없이 시계에 내장된 칩을 통해 원스톱으로 출입국 수속이 가능해진다.
▽무선통신서비스도 ‘수출’=도코모는 일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투자와 기술제휴 등으로 세계에 진출하고 있다.
작년 3월 독일 이플러스에 i-모드 서비스의 라이선스를 판매, 로열티 수입을 얻고 있으며 그후 유럽 각국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됐다. 작년 9월 현재 i-모드 해외 가입자는 14만명 정도. 일본만큼 빨리 확대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하세가와는 “휴대전화 이용자 자체가 적은 나라가 많은 데다 나라별로 매력적인 콘텐츠와 적정 가격을 적용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도코모는 네덜란드 KP&모바일, 미국 AT&T 와이어리스, 브라질 텔레드데스데셀룰라 등 6개국 8개 업체에 각각 15∼20%씩의 지분 투자를 했으며 i-모드 기술제휴는 독일 이플러스, 벨기에 베이스, 스페인 텔레포니카, 프랑스의 브이그텔레콤 등과 했다.
하세가와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지분 투자와 기술 제휴 등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서비스 지역이 넓어질수록 가격을 더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코모는 유럽 미주 등에 많이 진출했지만 앞으로는 아시아 지역에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다.
도쿄=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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