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난치병]<4부·끝>아이들에게 희망을…③환자의 바람

  • 입력 2004년 12월 12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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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난치병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무엇보다 아직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다. 발병원인도 명확하지 않다. 환자와 가족은 ‘완치’라는 희망 하나로 힘겨운 투병생활을 견디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현실적으로 난치병 환자의 가족을 괴롭히는 것은 경제적 문제다. 병의 특성상 투병기간이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몇십 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수천만 원의 돈이 들어간다.

다행히 3년 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만들어져 50여 개 질환, 32만 명의 환자가족이 정보를 공유하고 제도적 개선을 추진했다. 그 결과 여러 정책들이 만들어지고 환자가족의 의료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

난치병 환자의 가족은 또 어떤 것을 원할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의 신현민 회장은 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환자와 가족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난치병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와 내 아이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병이란 생각으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7월 19일부터 5개월간 본보에서 연재한 ‘어린이 난치병 희망을 찾아서’ 시리즈가 난치병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근이영양증 환자가족모임인 근보회의 주유희 회장은 “일반인뿐 아니라 병원에서도 난치병 환자를 배려해 달라”고 말했다. 병원이 이익에만 치중하면 갈 데가 없는 환자들을 두 번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

보건당국의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많다.

신경섬유종 환자가족모임(환우회)의 이수민 회장은 “신경섬유종의 경우 아직 완치된 사례가 없지만 최근 줄기세포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기대를 갖고 있다”며 “이런 연구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천성대사이상질환인 페닐케톤뇨증(PKU)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부모모임인 PKU 부모회 장숙희 대표는 정부의 경제적 지원을 촉구했다. PKU에 걸린 유아는 일반 분유를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별도로 환자용 분유를 먹어야 한다. 그런데 이 분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장 대표는 분유의 무료 제공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했으며 결국 1992년부터 70% 정도의 어린이 환자가 분유를 무료로 받는 결실을 보게 됐다.

장 대표는 또 아이가 난치병에 걸리더라도 부모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라며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라는 것. 또한 병을 이기겠다는 용기를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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