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선정 2004 올해의 인물’ 황우석교수

  • 입력 2004년 12월 30일 17시 54분


황우석 교수 -동아일보 자료사진
황우석 교수 -동아일보 자료사진
그것은 ‘혁명’이었다.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黃禹錫·51) 석좌교수. 올해 2월 황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줄기세포는 인체의 모든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만능세포. 따라서 난치병 치료에 돌파구를 마련한 성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생명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영국 케임브리지대 로저 피더슨 교수는 이렇게 평가했다.

“18세기 영국은 산업혁명을 일으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세기 미국은 실리콘밸리에서 정보통신혁명을 일으켰다. 이제 21세기 바이오혁명은 한국 서울에서 일어날 것이다.”

황 교수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 과학자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 등 전 세계 언론이 그의 업적을 1면에 대서특필했다. 외국 강연만 100여 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2004년 화제의 인물’ 로 뽑았다. 과학전문지 양대 산맥인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황 교수의 성과를 ‘올해 10대 연구’ 중 하나로 선정했다.

하지만 황 교수는 요즘 고민 중이다.

“실험실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그런데 요즘 본의 아니게 외도를 많이 했어요. 대신 하루 4시간 자던 것을 더 줄여 연구시간을 보충했죠.”

그는 ‘외도 이유’를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청소년들을 상대로 하는 강연 요청은 뿌리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내년은 강연을 줄이고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좀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차분히 기초를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그의 연구 분야에서는 각국의 연구자들이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의 또 다른 관심은 난치병 환자와 그 가족. ‘실험결과를 언제쯤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e메일 등을 통해 매일 100여 건 넘게 들어오고 있다.

황 교수는 “아직 동물실험 단계여서 치료시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게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실의에 빠진 환자들에게 희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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