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이제는 OUT!]잘 참아왔는데… 송년회 담배 유혹 ‘4D’로 극복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9일 03시 00분


 “연말이라 유혹이 너무 많아요. 특히 술이 좀 들어가면….”

 12월이 되면 흡연자는 흡연자대로, 담배를 끊은 사람은 그들대로 괴롭다. 넘쳐나는 송년회 탓에 음주가 늘면서 담배를 평소보다 많이 피우거나 금연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곤 하기 때문. 회사원 박재원 씨(42)는 “6개월을 버텼는데 송년회 자리에서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됐다”며 “한 잔, 두 잔 마시다가 취기가 오르면서 (담배) 한 대의 유혹을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말로 술이 흡연을 부르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기분 탓일까? 18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흡연과 술의 상관관계를 알기 위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와 함께 국내외 연구를 분석했다.

 국제 학술지 ‘알코올과 알코올리즘’에 따르면 8년간 과음하는 여성 177명을 추적한 결과 하루 1∼14개비를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과음자가 될 확률이 1.6배, 24개비 이상을 피우는 사람은 과음자가 될 확률이 2.3배나 높았다.

 또 비흡연자 777명, 흡연 경험자 158명, 현재 흡연자 178명을 조사한 결과 알코올의 섭취 및 빈도가 높을수록 흡연 확률도 높았다. 국내 연구도 유사하다. 한국알코올과학회에 따르면 흡연 대학생 308명을 조사해 보니 니코틴 의존도가 음주에 미치는 영향보다 음주가 니코틴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알코올의존증 환자 123명의 흡연 요인을 분석한 결과 알코올 갈망이 높은 군에서 하루 평균 흡연량이 많았다.

 흡연이 음주의 원인이 될 가능성보다는 음주가 흡연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연말 회식 자리에서 담배의 유혹을 이겨낼 방법은 없을까? 금연 전문가들은 술자리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어쩔 수 없이 연말 술자리에 참석하게 된다면 우선 과음부터 피한다. 음주량이 많으면 통제력을 잃어 흡연을 하게 되는 탓이다. 또 흡연자로부터 되도록 먼 좌석에 앉아서 흡연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또 술자리에 놓인 당근, 오이 등을 자주 먹으면서 입이 심심하지 않게 한다. 물도 많이 마신다. 수분은 흡연 욕구를 떨어뜨리고 니코틴과 노폐물의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 계속 대화를 하거나 다른 일을 떠올려 흡연 욕구를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복식호흡 하듯 심호흡을 크게 하면 도움이 된다”며 “뇌에 산소를 공급해 긴장을 이완시켜 주고 연기를 깊게 빨아들이는 흡연 습관이 대체되는 효과가 생겨 흡연 욕구가 감소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연말 술자리에서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다시 담배를 피웠다고 금연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흡연자의 대부분이 3개월 이내에 금연에 실패한다. 실패해도 실망하지 말고 다시 금연에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담배#흡연#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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