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환자 알권리”, 암 심장수술 건수-사망률 포함
한림대의료원 “자료공개 동참”
‘암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기 전 가장 궁금한 것은 각 병원의 암 수술 건수와 수술 사망률, 수술 합병증 발생률 등 수술 성적일 것이다. 하지만 병원들이 이런 예민한 정보를 공개할 리 없다. 결국 환자는 평판만을 믿고 병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환자들의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이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의 수술 성적표를 국내 병원 최초로 공개한다. 환자 입장에선 알권리를 충족하고, 병원 입장에선 수술 성적을 공개해 내부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위암 △대장암 △폐암 △자궁암 △부정맥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같은 중증질환의 수술 건수와 합병증 발생률, 사망률 등 60여 개의 의료 질 지표를 21일부터 병원 홈페이지(www.snubh.org)를 통해 공개한다. 낙상이나 감염 등 환자 안전과 관련된 지표도 일부 공개한다. 이를 위해 병원은 2003년 개원 이후 누적된 자료 수백만 건을 분석했다.
동아일보가 사전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의 폐암 수술 건수는 2003년 28건에서 2016년 414건으로 13년 만에 약 15배로 늘었다. 폐암 수술이 늘면서 폐암 수술 뒤 일어나는 합병증 중 하나인 폐렴 발생도 함께 늘었다. 이 병원의 폐암 수술 합병증 발생률은 2003년 0%였지만 2013년 3.7%, 2016년 8.7%로 증가했다. 반면 폐암 수술 사망률은 2003년 3.6%에서 2016년 0%로 줄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원장은 “미국의 클리블랜드클리닉에선 130여 개의 의료 질 지표에 대한 성적표를 매년 공개하고 있다”며 “처음 진료지표를 공개하자고 했을 때 교수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자료 공개의 공익적 가치를 강조하고, 질적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해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한림대의료원도 동참 의사를 밝혀 대형 병원들의 수술 성적 공개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