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스케치］「Ｘ－파일」동호회 행차…여의도 『들썩』

「許 燁기자」 지난 9일 오후 KBS 영상사업단 회의실은 이색 팬클럽의 열기로 가득했다. KBS에서 방영했던 외화 「X파일」의 3차 시리즈 종영(11일)을 맞아 PC통신 「X파일 동호회」의 회원 60여명이 모여 팬클럽 행사를 가진 것. 「X파일 동호회」는 국내 처음 등장한 TV프로 동호회로 특히 2시간 넘게 펼쳐진 이날 행사는 대중문화를 스스로 찾아 감상하는 신세대의 경향을 드러낸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현재 미국에서 4차 시리즈가 방영되고 있는 「X파일」은 FBI 비록을 토대로 현실의 불가사의를 추적하는 과학미스터리. 특히 흡혈귀 연쇄살인범 돌연변이체 등이 연루된 미스터리사건이 벌어지고 그 단서를 외계인과 연결시키는데다 잦은 상황반전, 추리물같은 연출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컬트 집단」 성격의 팬을 낳고 있다. 국내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4개 PC 통신망에서 활동하는 「X파일」 회원은 모두 2천5백여명. 각각 소모임 형태로 운영하면서 인터넷이나 미국의 친구를 통해 「X파일」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 9일 모임은 PC통신상에서만 활동하던 회원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한국 X파일 컨벤션」이라는 이름으로 구체적인 활동을 할 것을 결의한 행사. 김세연씨(25·회사원) 등 이날 참석한 회원들은 KBS에 우선 『나머지 4차 시리즈를 빨리 방영하고 1,2차 시리즈를 재방해 달라』는 요구를 했다. 또 연출진의 도움으로 3차 시리즈중 심의로 삭제된 부분과 회원들이 직접 구한 「X파일」의 남녀 주인공 데이비드 두쇼브니(스컬리)와 질리언 앤더슨(멀더)에 관한 인터뷰자료,「X파일」의 촬영현장을 관람했고 관련 사진 그림 스크랩북 엽서를 돌려보았다. 특히 우리말 더빙에서 주연을 맡은 성우 이규화 서혜정씨가 참석한 간담회는 마치 「스타와의 대화시간」같았다. 회원들은 성우들에게 『X파일의 세계관이 어떻느냐』 『결혼했느냐』 『시리즈 초반 서혜정씨의 감기걸린 목소리가 있었는데 요즘은 어떻느냐』는 등의 질문을 던졌고 연출 서원석 PD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국 X파일 컨벤션」은 앞으로 인터넷에 한국팬들의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4차 시리즈가 방영되는 97년4월에 공식 모임을 다시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