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甲植기자」 SBS 「형제의 강」(수목 밤9.50)이 60년대의 농촌을 배경으로 대조적인 형제의 삶을 조명하면서 과거 우리의 모습을 정감있게 그려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드라마는 육동일 정수범등 아역들의 호연과 박근형 남포동 김보연 등 조역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에 힘입어 시청률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며 KBS2 「첫사랑」의 인기를 위협하고 있다.
화제작의 작가 이희우씨(57)는 『중장년층이 드라마를 통해 잊혀진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반면 젊은 세대는 가난과 편견으로 묘사되는 그 시절의 모습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인기요인을 분석했다.
그는 『손위의 누님을 빼면 6형제의 막내로 성장한 개인적 경험 때문에 대가족이 중심이 되는 형제 이야기를 주제로 다루고 싶었다』며 『5.16쿠데타이후 정치와 경제적 논리 속에 만들어지고 희생되는 인간군상을 그렸다』고 밝혔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 준수 준식 정자 준호 등 4남매가 바로 현재 시점에 존재하는 대표적 인간유형들을 상징화한 것이다.
경기고―서울대법대를 나와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준수(김주승)는 출세를 위해 애인과 가족을 희생시키는 출세지향적 인간. 반면 준식(박상민)은 형의 출세욕 때문에 희생되는 소희(염정아) 등 주변 인물들을 받아들이는 고향을 닮은 인물이다.
정자(임상아)는 산업화의 희생자로 노동운동을 통해 새 인생을 개척하는 인물로, 미술에 소질이 있지만 장애를 지닌 준호(김정현)는 정치 경제중심의 논리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우리 문화의 상징적 존재로 묘사된다.
작가의 이같은 의도 때문에 「형제의 강」은 5.16쿠데타가 일어나는 1961년을 기점으로 20여년의 세월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그는 매주 2회의 방영분을 위해 1백20장분량의 원고를 집필하고 있는데 초반 작품의 리얼리티를 위해 무대로 설정한 경남 밀양을 두차례 현지취재했고 곧잘 녹화현장을 방문해 왔다. 준수 준식 등 두 형제 사이에 놓인 관계를 묘사하기 위해 드라마의 제목을 「형제의 강」으로 직접 「작명」했다.
이 드라마는 아역들이 활약한 초반부에 이어 오는 11일부터 7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김주승 박상민 김정현 등 성인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딸부잣집」 「달빛가족」 등 서민적 드라마를 집필해온 이씨는 『고향을 연상시키는 사투리와 토속적 인물 캐릭터가 인기요인이지만 드라마속에 녹아 있는 작가의 질문도 눈여겨 봐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