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元洪기자」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 못지않게 시청자도 드라마에 영향을 준다. 시청자들은 옴부즈맨 코너를 통해 방송사 드라마에 다양한 요구를 하고 있다. 올 한해 각 방송사의 옴부즈맨 코너에는 이들의 드라마에 대한 갖가지 요구사항이 담겨있다.
KBS2의 인기드라마 「첫사랑」은 최근 「무성의한 화면」으로 지적을 받는다. 『80년대 배경에 90년대 재즈바 승용차 등이 보인다』 『80년대에도 버스 전용차로로 차가 달렸는가』 등에서부터 『혈압 재는 장면에서 혈압측정기구를 거꾸로 사용했다』 등의 세세한 지적도 있다. 「첫사랑」 주인공들의 극중 진로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찬혁(최수종)이 식물인간이 되고 찬우(배용준)가 형의 복수를 위해 폭력배가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형제가 가난의 한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찬혁은 정상인으로, 찬우는 검사가 되게 해달라는 요구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
종교갈등을 다룬 MBC 「사랑한다면」에 대해서는 극중 기독교인인 한진희가 너무 편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며 『기독교인을 실제 이상으로 독선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항의가 전달되기도 했다.
SBS 「형제의 강」에 대해서는 아역탤런트들이 물러나고 성인탤런트들이 등장하면서 『아역과 성인역의 이미지가 서로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임꺽정」에 대해서는 『정말 조선의 백정들이 그렇게 천대를 받았느냐, 나라를 그렇게 다스리면 선량한 백성이라도 도둑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는 「공감성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비난의 내용이 많다. 비현실적인 내용, 허술한 구성, 말초신경만을 노리는 내용 등이 단골 비난 항목. 인기드라마들도 예외는 아니다.
상반기 인기작 KBS2 「목욕탕집 남자들」에 대해서는 「말장난 같은 대사, 극중인물들의 이상한 성격」이 도마에 올랐다. 「목욕탕…」은 극중에서 『인도는 지저분하다』고 했다가 방송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뒤이은 인기작 KBS2 「신고합니다」는 극중 하사관들을 지나치게 코믹하게 나타내고 신세대군인들을 너무 천방지축으로 그렸다며 육군측과 마찰을 빚었다. 현역 하사관들이 직접 옴부즈맨 코너에 항의기고를 하기도 했다.
이밖에 『연기자들은 밥을 먹어야만 연기가 되는가,드라마에 밥먹는 장면이 너무 많다』든지 『드라마 대사에 반복되는 내용이 많고 자기중심적이라 알아듣기 힘들다』는 등의 「이유있는 질책」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