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천국」
「블레이드 러너」 「이레이저 헤드」 「성스러운 피」…. 소위 「컬트」로 불리는 이런 영화들을 본 적이 있는가.
어지간한 영화팬이라면 컬트영화 한두편쯤은 봤다고 생각할 만큼 컬트영화가 「대중화」되고 있지만 툭하면 아무 영화에나 「컬트」를 갖다붙이는 바람에 진짜 컬트가 무엇인지는 아리송하다.
컬트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번주 「시네마천국」에서 그 궁금증의 일단을 풀어볼 수 있다. 「컬트영화, 성의 또다른 표현」을 주제로 성적 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태도를 읽을 수 있는 컬트영화들을 소개한다.
눈여겨 볼 만한 것은 컬트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록키 호러 픽쳐 쇼」. 지난 75년 개봉당시 황당무계할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때문에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주말 도심의 소극장과 대학가 등에서 상영되면서 열광적인 고정팬들을 얻기 시작했다.
또 성도착과 성전환에 대한 문제를 다룬 「글랜 혹은 글랜다」, 흉측한 모습의 비정상인들과 정상인들의 대비를 통해 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판하는 「프릭스」 등이 선보인다.
컬트영화는 금기시되어 왔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권위적인 체제를 비판한다. 세련된 기법을 거부하고 일부러 못 만든 엉터리 영화로 나타날 때도 있다. 그러나 주류사회의 권위와 압력에 짖눌려 왔던 일부 관객들에게는 「탈출」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컬트영화가 있는가. 이 프로에서 제시하는 그 대답은 아쉽게도 부정적이다.
〈김희경 기자〉